요즘 아파트 안에서는 '특허기술 전쟁'이 치열하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는 것에 맞춰 건설업체들이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독창적인 기술을 앞다퉈 개발,속속 아파트에 신기술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특허청에 따르면 아파트 부문을 포함한 건설업계의 특허출원은 2004년 5436건,2005년 7757건,지난해 8424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특허출원 건수는 1만건을 돌파해 3년 만에 2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공부할 땐 녹색조명,쉴 땐 청색

실제 아파트는 특허기술의 경연장이 되면서 갈수록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대우건설이 이달부터 대구에서 분양 중인 주상복합 '월드마크 웨스트엔드'는 특허기술로 중무장돼 있다.

우선 조명부터 이색적이다.

학습,휴식,취침,기상 등 4가지 상황에 맞춰 조명을 최적 상태로 조절할 수 있는 '바이오 라이팅 시스템'이 국내 최초로 도입됐다.

공부할 때는 집중력을 높여주는 녹색 위주였다가,TV를 시청하는 등 휴식시간에는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청색으로 바뀐다.

잠자리에 들 때는 20분에 걸쳐 조명이 차츰 어두워지다 꺼져 버려 숙면할 수 있게 해준다.

기상 시에는 반대로 태양광과 유사한 조명이 서서히 켜진다.

입주자들은 또 외출할 때는 버튼 하나로 모든 전등과 가스밸브를 끌 수 있다.

외출하고 들어올 때는 센서가 사람을 자동으로 인식,외출 전 상태로 전등을 켜놓게 된다.

◆숯 타일로 '새집증후군' 잡는다

입주자들의 건강을 지키는 특허기술도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새집증후군을 막을 수 있는 '숯타일'을 올 하반기 분양하는 '아이파크' 아파트 전체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숯타일은 숯이 최고 85% 포함돼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휘발성 독성물질을 중화시켜준다.

회사 측은 자체 실험 결과 숯타일이 공기 중의 독성물질을 50%가량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이 최근 준공해 입주가 끝난 용인 '신봉자이Ⅲ'는 황사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이 아파트에는 GS건설이 특허(실용신안)기술로 만든 '공기청정 환기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 시스템은 5단계의 필터시스템을 통해 미세한 황사먼지까지 걸러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세제' 없앤 주방도 등장

특허기술은 주방도 바꿔놓고 있다.

금호건설이 올 하반기 인천 중구 운서지구에서 분양하는 '운서2차어울림' 주방에서는 식기세척제가 사라진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무세제 세정수 장치'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이 장치는 국내 중소업체 경원엔터프라이즈가 상용화한 것으로 2005년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무세제 세탁기'에도 적용돼 효능을 입증받았다.

이 장치는 특수촉매가 장착돼 수돗물이 살균력과 세정력을 갖도록 해준다.

이에 따라 물만으로도 야채,과일,식기를 깨끗이 씻을 수 있으며 세균과 기생충알까지 없앨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창문도 특허기술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대림산업이 이달 중순 분양하는 남양주 '양지 e-편한세상'에는 52mm 두께의 3중유리로 만들어진 발코니창호가 적용된다.

이 창호는 실외 영하 18도에서도 표면 최저온도가 영상 12.6도 이상으로 유지돼 유리창에 결로(이슬맺힘)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

가전제품은 특허기술과의 결합이 활발하다.

최근 입주를 마친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화성 동탄래미안은 TV로 홈네트워크를 제어하고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홈네트워크 미디어라이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입주자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TV로 교육콘텐츠와 실시간 날씨정보를 받아볼 수 있으며 리모컨으로 난방제어와 세금 부과 현황도 확인할 수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