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마트 홈플러스는 지난 3월 중순 자체 브랜드(PB·private brand)를 단 콜라와 사이다를 출시했다.

모회사인 영국 테스코의 원료 생산업체로부터 수입한 원액을 국내 보틀링(병입) 업체에 맡겨 생산한 제품이다.

'홈플러스 콜라'(1.5ℓ)의 판매 가격은 890원으로 코카콜라(1490원)보다 67% 낮다.

하루 매출 규모는 현재 코카콜라의 10% 선이지만 시장 진입 초기인 점을 감안하면 성공작이란 평가다.

여름 성수기가 다가오면 이 콜라의 진가가 발휘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마트들이 PB 상품 구성을 늘리고 있다.

콜라 같은 일반 제품 영역뿐 아니라 등산용품 애견용품 등 취미 관련 상품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올 들어 대형 마트별로 프리미엄급 PB 품목을 100∼400개 늘리는 등 전체 판매 상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제조업체 브랜드 제품보다 가격을 낮추고 품질을 엄격히 관리,수요가 늘어나면서 신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 것.

대형 마트들은 특히 마진폭이 큰 프리미엄급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초 전자레인지에 바로 데워 먹을 수 있는 육개장 갈비탕 도가니탕 등 레디메이드 식품을 선보였다.

육개장(500g)은 2950원으로 청정원 제품(3200원)보다 훨씬 싸다.

육개장 매출은 출시 한 달 만에 경쟁 상품의 1.5배를 웃돌았다는 게 홈플러스 영등포점의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또 자동차용 와이퍼와 학생용 의자를 자체 브랜드로 공급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3월 초 빅텍(의류 PB) 등산용 양말과 스틱(지팡이)을 내놨다.

빅텍 양말은 켤레당 1만원으로 에델바이스 브랜드 제품보다 20% 저렴하다.

등산용품의 인기 여세를 몰아 재킷 등으로 관련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베이직 애견 방석' '애견 하우스'도 올해 출시한 신상품이다.

롯데마트는 완구인 '와이즐렉 세계명차 시리즈'(개당 7900원)를 판매 중이다.

어린이 실내화와 자가드(원단명) 목욕타월도 인기다.

신동화 홈플러스 팀장은 "PB의 영역은 앞으로 건강 미용 등 고객이 요구하는 분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품질 고급화와 저렴한 가격이 PB의 인기 비결.PB는 소비자의 수요를 철저히 분석해서 나온 상품이다.

개별 PB 제품은 상품 선정부터 제조자 계약 및 생산에 이르기까지 3∼6개월가량 걸린다.

개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마케팅비와 유통비도 거의 들지 않는다.

때문에 가격이 브랜드 제품보다 5∼30% 저렴하다.

게다가 품질 개선에 가속도가 붙어 쇼핑객이 부담 없이 선택하고 있다는 것.대형 마트들에 따르면 유통 경비 절감으로 PB의 이익률은 일반 제품보다 10%가량 높다.

특히 중국 등 해외에서 직접 생산·구매할 경우 이익률은 30∼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B는 점포 경쟁 등이 포화 상태에 이른 대형 마트의 외형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새 '카드'로도 주목받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올해 매출 중 PB 비중이 지난해보다 5%포인트 증가한 2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10.5%에서 연말 15%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남창희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은 "PB는 저가 매력으로 인기가 높아 대형 마트의 신 성장동력이 된 데다 베이직아이콘 같은 의류제품의 수익률은 유명 브랜드 제품보다 최대 두 배가량 높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