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 폭행 의혹' 사건 핵심 관계자로 알려진 김모 비서실장이 8일 남대문 경찰서에 자진 출두했다.

경찰은 김 실장을 상대로 김 회장 부자의 폭행 가담 여부,거물급 조직폭력배 오모씨와 한화 협력업체 D토건의 김모 사장에게 인력 동원을 요청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김 실장은 사건 당일인 지난 3월8일 서울 청담동 유흥주점에서부터 북창동 술집까지 김 회장과 줄곧 함께 있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 실장은 이날 '언론에 드리는 글'을 통해 "경찰이 내가 협력업체를 빙자한 조직폭력배를 동원했다거나 식사를 하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는데 나는 맘보파라는 조직을 알지 못하고,그들이 당일 현장에 있었는지조차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화그룹 일행이 북창동 종업원들을 납치,감금해 폭행한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 것이 가장 억울하다"며 "당시 북창동 종업원들은 장소 이동에 흔쾌히 동의했고 차 안에서 자유롭게 담배를 피우며 휴대폰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경찰이 몰아치기식 수사를 지양하고 검찰로부터 수사 지휘를 받음에 따라 경찰 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며 "그동안 경찰 수사를 믿지 못해 우리 직원들이 솔직하게 진술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제는 솔직하게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이날 새벽까지 조사를 받은 D토건 김 사장은 "청계산에 가지도 않았고 폭행에 가담하지도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의 휴대폰 통화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사건 당일 저녁 김씨가 서울 청담동 G주점 등 3곳의 폭행 현장을 모두 방문해 김 회장 측을 도운 것으로 보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