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안내고 살고 싶으면…카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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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에 눌려 불행한 곳은…슬로베니아
다른 것 다 제쳐두고 세금 없는 곳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면? 당신은 카타르에 딱 맞는 사람이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4일 소득세 등 개인에게 부과되는 세금을 나라별로 하나하나 따져본 결과 카타르의 세금 부담이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반면 슬로베니아 벨기에 덴마크 스웨덴 등은 세금 부담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
포브스에 따르면 카타르에서 연봉 20만유로를 받는 사람이 세금을 빼고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은 '20만유로' 그대로다.
세금을 한푼도 안 낸다는 얘기다.
소득이 많건 적건 상관이 없다.
10만유로를 버는 사람이나 100만유로를 버는 사람이나 모두 세금 고지서를 구경할 일이 없다.
그래도 1인당 국민소득은 3만달러를 넘는다. 카타르엔 교육 시설도 훌륭하다.
최근 미국 코넬대학과 조지타운대학,텍사스 A&M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이 카타르 도하에 분교를 설립했다.
세금이 적은 나라 2위엔 아랍에미리트가 올랐다.
20만유로 연봉자가 한 해에 내는 세금은 고작 1만유로로 19만유로를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세율이 5%에 불과하기 때문.100만유로를 받을 때도 똑같은 세율이 적용돼 95만달러를 건질 수 있다.
최근 들어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 세계 각국의 최고경영자와 법률가,회계사 등이 몰려들면서 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데는 낮은 세율이 한몫하고 있다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그 다음으로는 지중해 연안의 작은 나라 몰타공화국과 흑해와 맞닿아 있는 그루지야가 세금이 적은 나라 3,4위를 차지했다.
러시아는 13%의 세율로 다섯 번째에 꼽혔다.
불안정한 정치 때문에 그리 살 만한 곳은 아니지만 세금만 놓고 보면 구미가 당기는 지역이라는 게 포브스의 설명이다.
이 밖에 '공해로 인해 뿌옇게 흐려진 시야'를 빼면 홍콩(세율 16%)도 고려해 볼 만한 도시로 꼽혔고 18%로 세율이 그리 낮은 편은 아니지만 나중에 연금으로 상당 부분을 돌려받을 수 있는 싱가포르도 세금 측면에서는 살 만한 나라로 지목됐다.
반면 발칸반도의 슬로베니아는 엄청난 세금으로 포브스가 꼽은 '불행지수가 높은 나라'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20만유로를 기준으로 할 때 세율이 57%에 달해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뜯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이 많아지면 세율도 높아져 100만유로를 벌어봐야 집에는 39만8000유로 정도만 갖고 간다.
전통적인 '세금 강국'인 북유럽 국가들도 빠지지 않았다.
덴마크는 20만유로 중 10만8000유로가량을 세금으로 내고,스웨덴에서는 100만유로를 벌면 56만유로 정도가 국가 몫인 것으로 조사됐다.
포브스는 "세금만 보고 이사를 가는 사람은 없겠지만 정보통신기기와 교통수단 발전으로 지리적 거리가 대폭 좁아졌다는 것을 감안할 때 기업가 입장에서는 세금이 주거 및 생산지역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소득세 최고세율이 35%로 북유럽이나 발칸반도 국가보다는 낮지만 월급쟁이들로부터 과중한 세금이라는 불만을 사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