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경영] LG그룹‥계열사 조직부터 고객중심으로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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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힘들어도 체질개선 기회로…성과 철저히 점검
LG그룹은 국내 기업 중에서 고객 경영, 소비자 경영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다. 구본무 회장이 항상 강조하는 경영 키워드가 바로 '고객가치 창출'이기 때문이다. 고객가치 경영은 이제 구 회장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구 회장은 고객가치 경영을 연구·개발(R&D), 생산, 마케팅, 서비스 등 경영활동 전반과 임직원의 사고 및 행동 속에 체질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들어서는 고객가치 경영의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놓으라고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 교체 인사를 단행,변화의 단초를 마련한 구 회장은 연초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고객가치 창출과 관련한 성과에 대해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구 회장이 고객가치 경영을 강조하는 이유는 매출,순이익 등 당장의 재무 성과는 적극적으로 챙기면서 미래 고객가치를 위한 역량 강화에는 소홀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장은 힘들고 어렵더라도 경영의 패러다임을 보다 철저하게 고객가치 중심으로 바꿔 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는 게 구 회장의 생각이다.
그룹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의지로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조직부터 고객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 해외 부문 마케팅 조직을 제품 중심에서 시장과 고객 중심으로 바꿨다. 그동안은 냉장고, 세탁기 등 제품별로 운영해 오던 것을 미주, 아주, 중아, 유럽,중국 등 세계 주요 시장 단위로 조정한 것. LG필립스LCD도 생산, 영업, 마케팅 등 기능별로 분류했던 본사 조직을 IT, 중소형 모니터, TV 등 고객사 분류별로 재편했다.
LG화학의 경우 최근 ABS사업부와 EP사업부를 통합했다. 가전제품 케이스, 자동차 내·외장재 등에 쓰이는 ABS와 전기전자 및 기계 부품 등에 사용되는 EP 두 사업부의 고객이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 착안해 기술문제 해결 지원 등 통합 솔루션을 개발하는 한편 두 사업부를 각각 별도로 상대해야 했던 고객사의 불편을 없애자는 취지에서다.
LG생활건강도 화장품사업부의 연구인력 10여명으로 C&D(Connect & Develop)팀을 구성했다. R&D와 마케팅을 하나로 연결하고(Connect) 고객 니즈를 신속하게 반영한 제품을 개발함으로써(Develop) 고객 지향형 R&D 시스템을 갖추어 나간다는 전략이다.
LG그룹 계열사들의 이 같은 노력은 서서히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던 LG전자의 턴어라운드를 이끈 초콜릿폰과 후속 히트 모델인 샤인폰 등은 LG전자 고객가치 경영의 대표 사례들. 소비자들의 욕구와 시장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해 내놓은 수작들이다.
특히 소비자들을 제품 개발 단계에 직접 참여시키는 '프로슈머 마케팅'이 주효했다. 샤인폰의 경우 개발 초기부터 휴대폰 주 사용 고객층인 10대부터 40대까지의 휴대폰 사용자 200여명을 선정해 소재, 기능, 이미지 등에 대한 지속적인 만족도 조사를 벌였다.
이를 통해 △10대와 20대가 선호하는 1기가바이트의 고용량 메모리 △20대와 30대가 선호하는 고급스런 메탈 소재와 세련된 디자인 △30대와 40대가 선호하는 13mm대의 슬림 슬라이드 등 각각의 연령층이 복합적으로 선호하는 기능과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소비자가전쇼)에서 발표한 슈퍼멀티블루 플레이어도 고객 중심의 사고에서 나온 제품이다. 차세대 영상저장장치인 블루레이 디스크와 HD DVD 진영의 표준 경쟁으로 혼란스러워 하던 소비자들을 위해 두 개의 규격을 모두 재생할 수 있는 플레이어를 내놓은 것. 최근 삼성전자도 비슷한 제품을 개발했다.
단기간에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후 공급자 위주의 경영을 펼치던 LG필립스LCD는 2005년 신설한 고객가치실현팀의 활동으로 최근 미국 델 컴퓨터와 일본 NEC로부터 우수 협력업체로 선정되는 등 가장 많이 변화한 계열사로 꼽힌다.
LG그룹 관계자는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해 고객이 우리를 선택하면 자연스럽게 1등을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전 계열사 임직원들의 머리 속에 각인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LG그룹은 국내 기업 중에서 고객 경영, 소비자 경영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다. 구본무 회장이 항상 강조하는 경영 키워드가 바로 '고객가치 창출'이기 때문이다. 고객가치 경영은 이제 구 회장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구 회장은 고객가치 경영을 연구·개발(R&D), 생산, 마케팅, 서비스 등 경영활동 전반과 임직원의 사고 및 행동 속에 체질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들어서는 고객가치 경영의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놓으라고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 교체 인사를 단행,변화의 단초를 마련한 구 회장은 연초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고객가치 창출과 관련한 성과에 대해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구 회장이 고객가치 경영을 강조하는 이유는 매출,순이익 등 당장의 재무 성과는 적극적으로 챙기면서 미래 고객가치를 위한 역량 강화에는 소홀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장은 힘들고 어렵더라도 경영의 패러다임을 보다 철저하게 고객가치 중심으로 바꿔 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는 게 구 회장의 생각이다.
그룹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의지로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조직부터 고객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 해외 부문 마케팅 조직을 제품 중심에서 시장과 고객 중심으로 바꿨다. 그동안은 냉장고, 세탁기 등 제품별로 운영해 오던 것을 미주, 아주, 중아, 유럽,중국 등 세계 주요 시장 단위로 조정한 것. LG필립스LCD도 생산, 영업, 마케팅 등 기능별로 분류했던 본사 조직을 IT, 중소형 모니터, TV 등 고객사 분류별로 재편했다.
LG화학의 경우 최근 ABS사업부와 EP사업부를 통합했다. 가전제품 케이스, 자동차 내·외장재 등에 쓰이는 ABS와 전기전자 및 기계 부품 등에 사용되는 EP 두 사업부의 고객이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 착안해 기술문제 해결 지원 등 통합 솔루션을 개발하는 한편 두 사업부를 각각 별도로 상대해야 했던 고객사의 불편을 없애자는 취지에서다.
LG생활건강도 화장품사업부의 연구인력 10여명으로 C&D(Connect & Develop)팀을 구성했다. R&D와 마케팅을 하나로 연결하고(Connect) 고객 니즈를 신속하게 반영한 제품을 개발함으로써(Develop) 고객 지향형 R&D 시스템을 갖추어 나간다는 전략이다.
LG그룹 계열사들의 이 같은 노력은 서서히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던 LG전자의 턴어라운드를 이끈 초콜릿폰과 후속 히트 모델인 샤인폰 등은 LG전자 고객가치 경영의 대표 사례들. 소비자들의 욕구와 시장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해 내놓은 수작들이다.
특히 소비자들을 제품 개발 단계에 직접 참여시키는 '프로슈머 마케팅'이 주효했다. 샤인폰의 경우 개발 초기부터 휴대폰 주 사용 고객층인 10대부터 40대까지의 휴대폰 사용자 200여명을 선정해 소재, 기능, 이미지 등에 대한 지속적인 만족도 조사를 벌였다.
이를 통해 △10대와 20대가 선호하는 1기가바이트의 고용량 메모리 △20대와 30대가 선호하는 고급스런 메탈 소재와 세련된 디자인 △30대와 40대가 선호하는 13mm대의 슬림 슬라이드 등 각각의 연령층이 복합적으로 선호하는 기능과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소비자가전쇼)에서 발표한 슈퍼멀티블루 플레이어도 고객 중심의 사고에서 나온 제품이다. 차세대 영상저장장치인 블루레이 디스크와 HD DVD 진영의 표준 경쟁으로 혼란스러워 하던 소비자들을 위해 두 개의 규격을 모두 재생할 수 있는 플레이어를 내놓은 것. 최근 삼성전자도 비슷한 제품을 개발했다.
단기간에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후 공급자 위주의 경영을 펼치던 LG필립스LCD는 2005년 신설한 고객가치실현팀의 활동으로 최근 미국 델 컴퓨터와 일본 NEC로부터 우수 협력업체로 선정되는 등 가장 많이 변화한 계열사로 꼽힌다.
LG그룹 관계자는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해 고객이 우리를 선택하면 자연스럽게 1등을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전 계열사 임직원들의 머리 속에 각인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