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렸을 땐 집집마다 작지만 정겨운 꽃밭이 있었죠.잘 정돈된 정원은 아니었지만 빈터에 채송화,봉선화,백일홍,나팔꽃 등이 어우러졌고,저녁이면 분꽃이 피어나던 소박한 꽃밭 말이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주거형태가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이 된 요즘엔 그런 꽃밭을 찾아보기 힘들어요."

식물학자이자 원예전문가인 윤경은 서울여대 교수(64·녹색연합 공동대표)가 집집마다 정원을 가꾸자며 '우리집 정원 만들기'(김영사)라는 책을 내놓았다.

윤 교수는 1988년 경기도 이천에 마련한 2500여평의 농장에 꽃과 채소,포도원과 온실 등을 꾸며온 주인공.40여년의 식물연구와 재배 경험과 비법을 책에 담아냈다.

그는 "정원 만들기는 원하는 식물을 원하는 공간에 들여놓기만 하면 될 것 같지만 사실은 주어진 대자연의 조건 아래에서 약간의 조작만 가능할 뿐"이라며 "직접 부딪쳐보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얻는 기쁨이 더 크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 책에서 사시사철 봄을 만날 수 있는 실내정원,집안을 화사하게 만드는 발코니정원,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손바닥정원,꽃의 여왕으로 꾸미는 장미정원,몸과 마음을 풍성하게 하는 채소정원,허브정원,그늘정원,연꽃과 물고기가 노니는 물이 있는 정원 등을 가꾸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울러 마당에 꽃밭,잔디정원,나무정원 등의 미니식물원을 꾸미는 방법과 식물에 대한 기초상식과 초보 정원사를 위한 기초 재배기술 등도 설명해준다.

식물의 특성,우리 집에 맞는 식물 고르는 요령과 배치하는 방법 등도 곁들인다.

"식물의 생육특성을 알지 못한 채 디자인만 생각해서 식물을 배치하면 신경을 많이 써도 잘 자라지 않아요.

우선 가꾸기 쉬운 것부터,내 집 환경에 맞는 식물부터 시작하세요.

식물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채 물을 많이 주지 마시고요.

빛이 잘 드는 남쪽 창가에는 선인장을 기르고 반대의 공간에는 에피프레넘 같은 잎이 무성하고 아름다운 식물을 기르세요."

윤 교수는 "고무나무,군자란,필로덴드론,잉글리시아이비와 같은 식물은 잎에서 나오는 수액이 피부에 닿으면 독성을 띠는 수가 있으므로 집에서 키우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268쪽,1만50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