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주회사들의 총공세에 밀려 진로 '참이슬'의 지난달 전국 시장점유율이 근 3년 만에 처음 50% 아래로 떨어졌다.

진로가 수도권에서 두산 '처음처럼'과 혈투를 벌이는 데 온 힘을 쏟는 사이 지방 업체들이 앞다퉈 저도주(低度酒)를 시판,해당 지역에서의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린 것.

27일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진로의 국내 소주 판매량은 449만 상자(1상자 360㎖ 30병)로 49.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진로의 시장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4년 5월 이후 2년10개월 만의 일이다.

진로는 1998년 '참이슬'을 시판한 이래 2년 만에 전국 시장점유율을 50% 위로 끌어올린 데 이어 2005년에는 55.3%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지난해 초 두산의 '처음처럼'이 시판된 후 시장점유율은 하향 곡선에 접어들었고 지난해 말에는 52.3%로 떨어졌다.

올 들어서도 지난 1월 51.1%에 이어 2월 50.8%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지난달 진로의 점유율 하락은 소주 판매량의 전반적인 감소세에 영향받았다.

지난달 전국 소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9076만 상자에 그쳤다.

그렇지만 지방 소주업체들의 공격 경영이 결정타였다.

진로의 시장점유율은 지난달 서울과 수도권에서 2월보다 0.3%포인트 상승한 반면 지방에선 지역별로 최고 12.7%포인트(충남ㆍ대전)까지 추락했다.

두산도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판매량은 103만7500상자로 2월보다 소폭 늘었지만 시장점유율에서는 11.4%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지방 소주사들은 저도주를 앞세워 광고 판촉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며 지역 주민들을 파고들었다.

부산지역 대선(76만8000상자)의 점유율은 이 기간 중 0.8%포인트 상승한 8.5%를 차지했고 대구·경북 지역의 금복주(87만 상자) 점유율은 0.5%포인트 상승한 9.6%에 달했다.

대전 지역의 선양(34만 상자) 점유율도 0.7%포인트 상승한 3.8%에 이르는 등 지방 업체들의 분전이 두드러졌다.

이규철 진로 홍보부장은 "점유율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본다"며 "새 진용이 정비된 만큼 실지 회복을 위해 영업 활동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