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제 어려워지자 악용사례 늘어
금품수수, 편법근무, 부당노동행위 등 행태 다양


검찰이 26일 병역특례업체의 비리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감에 따라 병역특례를 둘러싼 비리 실태와 문제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징병심사가 엄격해지고 병역 면제에 대한 사회적인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면제를 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쉽게 군복무를 대체하면서도 형식적으로 `군필자'가 되는 병역특례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26일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은 인기그룹 출신 가수 K씨와 L씨 등 남자 연예인의 경우 군복무를 하면서도 출퇴근하면서 사회와의 끈을 유지할 수 있고 음악 작업 등 연예 활동을 틈틈이 준비할 수 있는 병역특례 제도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또 검찰에 소환된 모 실업팀 소속 축구팀 선수 10여명처럼 이 같은 병역특례제도로 군복무를 대체하면서도 운동을 계속하는 선수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이 파악하고 있는 병역특례 업체를 둘러싼 비리 유형은 크게 세가지로 나눠진다.

첫번째는 지정업체가 특례 대상자의 채용 대가로 돈을 받는 것으로 검찰은 적게는 1인당 2천만원에서 많게는 5천만원까지의 금품이 오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돈을 매개로 산업기능요원으로 채용되기 위해 필요한 국가기술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은 자격미달자를 채용할 수도 있으며 자격증이 없더라도 채용이 가능한 공익근무요원의 경우 금품 수수를 통해 쉽게 병역특례자로 지정할 수가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두번째는 지정업체의 운영자가 자신의 자녀, 친척 혹은 지인의 자제들을 특례자로 편입시켜 경영수업을 시키거나 출근부를 대리로 기록하게 하는 등 형식적으로 근무하게 하거나 전혀 관계없는 분야에 근무시키는 방식이다.

실제로 과거 병무청의 실태점검 결과 산업기능요원 상당수가 업체를 이탈한 뒤 대학복학이나 유학을 준비하고 일부는 고시원과 영어학원, 대학도서관 등에서 개인적인 일로 시간을 보내는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번에도 고시생 및 해외 유학생 등이 실제로 사업주의 묵인하에 출근하지 않고 그 시간에 고시공부를 하거나 유학준비를 하는 등의 비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게임 업체 등을 창업한 20∼30대 젊은 사장이 병역특례업체로 지정받은 뒤 자신 또는 동생, 후배 등을 특례자로 지정해 사실상 아무런 관리감독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의무기간을 채우는 수법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사장이 자신을 특례자로 지정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측근을 명의사장으로 대신 세워놓고 자신을 평 직원으로 가장하는 수법도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병역특례자 지정과 직접 관련된 비리는 아니지만 특례자의 신분상 약점을 악용, 근로기준상 월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 중노동을 강요하거나 휴가를 주지 않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한 업체들도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1973년 도입된 병역특례제도는 산업체의 연구활동, 제조.생산인력을 지원하기 위해 병역의무 대상자 중에서 필요한 인력을 뽑아 3∼5년간 산업체에서 군복무를 대체토록 하는 제도로 전문연구요원(석박사이상), 산업기능요원(국가기술자격증소지자) 등으로 나눠진다.

현재 서울병무청이 관할하는 병역특례업체만 해도 1천800개에 달하며 전국적으로는 1만∼2만여개 업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이 제도는 병무청으로부터 일단 특례업체로 지정을 받으면 사업주에게 병역특례자에 대한 선발권과 병역특례대상자 관리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주어지기 때문에 비리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