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신예 전투기 F-22를 일본에 판매할 의사가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한국의 차기 전투기사업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 행정부는 25일(현지시간) 일본 정부가 F-22 도입을 추진 중이라는 언론 보도를 사실로 공식 확인했다.

스텔스 성능이 대폭 강화돼 '5세대 전투기'로 불리는 록히드마틴사의 F-22는 일본이 구매를 강력 희망했으나 그동안 미 의회가 수출을 금지해왔다.

F-22는 작전 반경이 2000km 이상이어서 일본 본토에서 한반도는 물론 중국 본토까지 작전 범위에 넣을 수 있어 동북아 지역의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F-22 구매 가능성으로 한국 공군의 차기 전투기사업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군은 내년까지 F-15K 39대를 도입하는 데 이어 2차 사업으로 2조3000억원을 들여 2012년까지 F-15K급 전투기 20대를 추가 구매할 계획이다.

현재 F-15K급으로 보잉의 F-15K가 유력하다.

차기 전투기사업 1차 공고에서 보잉이 단독 참여해 2차 사업 공고가 나간 상태이나 다른 업체의 참가 가능성은 희박하다.

2차 공고에도 보잉이 단독 참여하면 보잉과 수의계약으로 기종이 결정된다.

그러나 일본이 최신예 전투기를 구매하려는 마당에 구세대 전투기 등을 사는 게 작전·전략적 측면에서 합당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4세대 전투기인 F-15K의 한국 판매를 끝내면 생산 라인을 철거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부품 단종으로 제2,제3의 정비 불량과 전투기 추락사태가 되풀이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김장수 국방장관도 F-15K급 전투기 구매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차기 전투기사업의 일정이 늦춰지고 기종 또한 F-22급 등으로 변경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