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중동 지역 에너지 확보를 위해 민·관이 손잡고 총력전을 펼친다.

日, 중동에 사상 최대 경제사절단 … 에너지 확보 총력전
재계를 대표하는 일본 게이단렌은 아베 신조 총리의 중동 순방에 맞춰 오는 28일부터 6일간 사상 최대 규모인 180명의 경제사절단을 현지에 파견한다고 일본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

경제사절단은 미타라이 후지오 게이단렌 회장(캐논 회장)을 단장으로 70개사의 기업인으로 구성된다.

러시아와 중국의 정상이 중동 및 중앙아시아를 찾아 자원 외교를 벌인 직후 일본이 중동과의 협력 확대에 나섬에 따라 중동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강대국 간 자원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총리가 선봉·재계는 측면 지원

지난해 9월 취임 후 첫 방미길에 오르는 아베 총리는 오는 26,27일 워싱턴 방문 후 곧바로 중동으로 날아가 에너지 외교를 벌인다.

아베 총리는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이집트 등 5개국을 순방한다.

일본 총리의 중동 방문은 사우디의 경우 2003년 5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이후 4년 만이며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는 29년 만이다.

일본 총리가 쿠웨이트를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에너지 분야 협력은 물론 중동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도 꾀하고 있다.

온건 이슬람 국가와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이라크 안정 및 중동 평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경제부처들도 중동 국가를 우군으로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경제산업성 고위 간부들은 최근 사우디 등 중동 국가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훑으면서 기술 지원 등을 협의하고 돌아왔다.

일본은 중국과 인도가 이들 지역에서 파격적인 입찰액으로 자원을 송두리째 뺏어가고 있는 데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제조·금융·관광 등 협력 확대

재계를 대표하는 일본 게이단렌이 총리의 중동 방문에 맞춰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을 파견키로 한 것은 정부의 에너지 외교를 지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의 외국 방문에 기업인들이 경제사절단을 구성해 동행하는 것은 작년 11월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에 중동 지역을 찾는 경제사절단은 종합상사 석유화학 에너지 등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들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사절단은 5개국 6개 도시를 돌면서 경제 담당 각료 및 재계 대표들과 만나 에너지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오일 달러를 배경으로 급성장하는 중동 각국과 제조,금융,관광 산업 등에서 협력을 확대해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게 일본 기업들의 전략이다.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민관 합동으로 대규모 사절단을 꾸려 해외를 찾는 것은 일본에선 거의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 정계와 재계는 국익을 위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전임 고이즈미 총리는 물론 현 아베 총리도 취임 후 중장기 국가 경제 정책을 만드는 경제재정자문회의(회장 총리)에 재계를 대표하는 게이단렌 회장을 고정 멤버로 참여시켜 적극적으로 정책 조언을 듣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