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10조원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의 종합관리업체 우선협상대상자로 'CH2M 힐-건원'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이에 따라 미군기지 이전사업이 본 궤도에 올라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탈락 업체가 선정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기지이전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은 24일 미측과 기술 양해각서에 의거,미군기지 이전사업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사업관리업체(PMC) 우선협상대상자로 CH2M 힐-건원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미국 업체인 CH2M힐과 국내 건설관리 및 감리업체인 건원엔지니어링,유신코퍼레이션,ITM코퍼레이션,토펙엔지니어링 등이 참여하고 있다. 'CH2M 힐-건원' 컨소시엄이 협상을 통해 다음 달 중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면 한국 국방부와 미국 극동지역공병단(FED)을 대신해 미군기지 이전사업 관련 사업통제,기획 행정관리,발주 및 계약 지원,설계 시공관리,품질 환경 안전관리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한국 측은 사업관리 용역비로 1600억원을 산정해 놓고 있으며 미국 측도 이에 상응하는 사업비를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기지 이전사업에는 총 10조원가량이 투입되며 이 중 한국 측이 5조5900여억원가량을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 탈락 업체가 PMC 선정과정의 투명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번에 선정된 CH2M힐의 주요 책임자가 미국 극동지역공병단(FED)의 고위 관계자와 가족 관계"라며 "PMC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FED는 미국 측 기지 이전사업 감독기관으로 미국 측 심사위원 중 상당수가 FED 고위관계자의 부하직원이어서 업체 선정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업체는 이와 관련해 현재 법률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법적 대응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의 법률 대리인은 "평가자(FED)와 피평가자(CH2M힐) 사이에 이해상충에 따른 결정적 하자가 있다"며 "조만간 행정중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번 선정작업은 한ㆍ미 양측이 각각 5명의 평가위원을 지명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평가하도록 전원합의제로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또 CH2M 힐 관계자는 "의혹을 받고 있는 직원은 오해를 우려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6개월 전 미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PMC로 선정되기 위해 그동안 '대림산업-FLUOR''한국전력기술(KOPEC)-KRB''TEAM SPACE' 등 4개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여왔으며 CH2M힐이 관리계획,핵심인력,과거실적,비용 등 4개 주요 분야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한편 국방부는 다음 달 중순 PMC를 최종 선정하게 된다. 평택미군기지 조성작업을 위해 오는 8월까지 공사용 도로를 완공하고 9월부터 부지조성공사에 착수하게 된다. 그 사이 문화재 시굴조사와 지질조사 등도 함께 이뤄진다. 평택기지 건설공사는 2010~2011년께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