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최근 외국계 금융회사와 1조원 규모의 '크레딧 라인'(신용거래 한도)을 설정했다고 24일 밝혔다.

SK텔레콤이 외국 금융회사에 크레딧 라인을 개설한 것은 처음이다.

크레딧 라인은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으로 기업이 금융회사로부터 자유롭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신용거래 한도를 말한다.

SK텔레콤은 이미 국내 은행에 약 9000억원의 크레딧 라인을 설정해 놓았고 현금성 자산도 1조원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2조원 규모의 자금동원 능력을 갖춘 상황에서 추가로 1조원 규모의 크레딧 라인을 확보하자 해외 투자를 확대하거나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기 위한 준비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중국 베트남 미국 등 해외 진출에 공을 들였다.

회사 측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유력한 후보로도 거론된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금융거래 다변화 차원에서 검토해 오다가 외국 금융회사 쪽에서 요청이 들어와 받아들인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일상적 재무 활동의 하나"라면서 "사용처 등이 정해진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하나로텔레콤 인수나 차이나유니콤 추가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일 수 있다"면서도 "2002년 KT 지분 인수 과정에서 보여준 막강한 자금동원 능력을 감안할 때 M&A가 목적이라면 굳이 대규모 크레딧 라인을 개설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