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뒤늦은 고소라도 법적 시한지키면 된다"

간통행위 때부터 3년,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 고소해야

간통 사실을 결혼생활 당시에는 몰랐다 이혼 후 수개월 뒤 알았다면 배우자를 고소해 형사처벌할 수 있을까.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법적인 혼인생활 중 간통했을 때에는 형법상 2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간통은 친고죄이기 때문에 배우자의 고소가 있어야 하며 처벌을 원할 경우 혼인이 해소되거나 이혼 소송을 제기한 후 고소해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간통죄를 규정한 형법 및 형사소송법 상 `고소권을 가진 배우자'의 개념이 간통 당시의 배우자를 가리키는 것인지, 고소 당시 배우자를 뜻하는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서로 엇갈렸다.

간통죄는 `혼인관계 해소(이혼)'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혼 뒤 시간이 흘렀더라도 고소가 가능하다는 긍정설, 이혼한 상황에서 전 배우자의 고소권을 인정할 실익이 없다는 부정설, 간통 문제로 이혼했을 때에 한해 배우자의 고소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한정설 등이 혼재해 온 것이다.

대법원은 이혼한 전 배우자가 뒤늦게 고소하는 것이 적합한 것인지에 대해 `가능하다'는 긍정설의 손을 들어줘 주목을 받고 있다.

대법원 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가정불화로 이혼한 후 뒤늦게 전 부인의 간통죄를 처벌해 달라는 A씨의 고소로 법정에 선 내연남 B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간통 사실을 부인하며 수십 차례에 걸쳐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던 A씨의 부인은 간통죄에 무고죄가 더해져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를 포기해 형이 이미 확정됐다.

고소인인 A씨는 부인과 잦은 부부싸움을 하다 2005년 6월 협의 이혼을 했으나 어린 자녀의 장래를 걱정해 부인과 함께 동거를 시작했다.

한 집에 살지만 법적인 부부는 아닌 것이다.

그러나 같은 해 8월 이혼한 부인의 휴대전화로 이상한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들어온 것을 본 A씨는 내연남인 B씨를 찾아가 추궁하는 과정에서 이혼 전부터 간통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부인과 B씨를 한달 뒤 고소했다.

1, 2심 재판부는 간통죄가 성립한다는 차원에서 유죄를 선고했고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형법상 간통행위를 고소할 수 있는 배우자를 `간통행위 당시의 배우자'로 해석한 뒤 다른 사유로 이혼했지만 나중에 결혼생활 당시의 간통사실을 알았을 때도 고소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간통은 행위가 있었던 때로부터 3년 이내에, 간통 사실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해야 처벌이 가능하다.

또다른 간통죄 사건을 담당한 대법원 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간통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C씨가 "고소인인 남편과 부인(내연녀)이 `이혼하라'는 법원의 결정을 받고도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간통죄 고소가 취소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낸 상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간통을 용서한다면 혼인관계를 지속하려는 진실한 의사가 명백한 방법으로 표현돼야 한다.

고소인이 간통한 배우자와 호적을 정리하지 않고 계속 동거한다고 해서 간통을 묵시적으로 용서했다고 볼 수 없다"며 C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