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토플(TOEFL)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인원이 7만 명 추가된다.

인터넷 방식인 iBT시험에서 2만 명, 지필고사 방식인 PBT에서 5만 명이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폴 램지 미국 교육평가원(ETS) 수석부사장은 2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말까지 한국의 토플 시험 응시 인원을 현재의 두배 정도인 13만4000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간 39회 실시됐던 iBT시험은 45회로 6회 추가되고, 그동안 중단됐던 PBT시험이 5회 신설된다.

램지 부사장은 “PBT방식은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타이트‘시장에만 도입한다”며 “이번 ‘토플 대란’으로 한국의 토플 초과 수요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ETS는 이 같은 초과 수요에 대한 대비책으로 새로운 토플 접수 방식을 도입할 방침이다.

현행처럼 좌석이 생길 때마다 접수를 받는 대신 2500명이 응시할 수 있는 좌석을 마련, 72시간 전에 공지한 뒤 한꺼번에 접수를 받는 방식이다.

ETS 관계자는 “2500 좌석이면 접수 혼란을 막기엔 충분한 숫자”라고 보충 설명했다.

더불어 현재 4년제 대학에서만 실시되는 고사장을 2년제 대학 등 다양한 장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램지 부사장은 또 “단기적으로 두 달 안에 ETS 한국사무소를 설립, 현재 한미교육위원단 등 여러 곳에 분산돼 처리되는 토플 업무를 일원화할 계획” 이며 “장기적으로는 최소 50만명 이상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아시아 지역 등록 서버를 구축해 한국과 아시아권에서의 토플 접수를 원활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ETS가 틈틈이 ‘깜짝 접수’를 받아 한국 수험생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비판에 대해 램지 부사장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인정”하며 사과했다.

하지만 그는 “좌석이 생길 때마다 접수가 몰려 제대로 공지를 할 겨를이 없었다”며 “이번 사태는 궁극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문제”라고 해명했다.

특히 ETS가 의도적으로 토플 응시지역에서 제외했다는 보도는 오해라며 접수가 많이 몰리는 지역은 컴퓨터 시스템에서 자동적으로 제외돼 ETS관계자들조차 어떤 국가가 제외됐는지 몰랐다고 설명했다.

램지 부사장은 미국 대학이 PBT성적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란 국내 수험생들의 우려에 대해 “미국의 모든 대학이 iBT·CBT·PBT의 세 시험을 동등하게 인정하는 것으로 안다”며 “만약 PBT 점수를 인정받지 못해 대학 진학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있다면 iBT를 볼 수 있도록 직접 조치해 주겠다”고 답했다.

전날 내년 외국어고 입시에서 토플이 제외된 데 대해 램지 부사장은 “유감스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학생을 선발하는 학교의 자율적 평가기준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