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오렌지 주스라도 소비자들은 색깔이 다소 짙은 쪽을 더 맛있는 것으로 느낀다는 심리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 캔웨스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조앤드리아 호그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 대학 (UBC) 경영대학원 교수는 소비자연구 저널 최신호에 기고한 논문에서 "소비자들은 맛을 평가하는 데 잠재의식적으로 미각보다 시각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호그 교수는 품질과 맛이 똑같으나 색깔만 약간 다른 오렌지 주스 2종을 놓고 조사한 결과 참가자의 55%가 색깔이 짙은 주스가 더 맛있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상표와 가격이 다른 주스를 비교조사했을 때도 맛의 차이를 느끼는 가장 큰 요인은 색상이었다고 그는 밝혔다.

호그 교수는 "미각능력 자체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묘한 색깔 차이가 맛을 느끼는 소비자의 감각에 상당한 차이를 만들어 낸다"며 "예컨대 맥주회사가 사실상 똑같은 맥주인데도 색깔만 약간 바꿔 '새로운' 상품을 내놓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마치 책을 표지로 평가하듯 눈이 혀의 감각기능을 속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카고 미각ㆍ후각연구소의 앨런 허쉬 박사는 "미각은 맛을 보기 이전의 기대에 큰 영향을 받고 그 기대는 기본적으로 시각에 의해 형성된다"며 이번 연구결과에 동의했다.

(밴쿠버연합뉴스) 오룡 통신원 or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