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으로 굽어진 '도그레그 홀'에서 첫 번째 티샷이 왼편 워터해저드 행(行).

1벌타를 받고 뒤이어 친 두 번째,세 번째 샷도 똑같이 워터해저드 행.결국 8온2퍼트로 6오버파 10타 기록.

미국PGA투어 시즌 열일곱 번째 대회인 취리히클래식(총상금 610만달러) 첫날 눈에 띄는 '진기록'이다.

주인공은 프로 7년차인 왼손잡이 B J 스테이튼(30·미국).

스테이튼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루이지애나TPC(파72·길이 7341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6번홀(파4·길이 488야드)에서만 10타를 쳤다.

한 홀의 파보다 6타를 더 쳤으므로 이름을 붙이자면 '섹스튜플(sextuple) 보기'가 된다.

프로 골퍼,그것도 미PGA투어 프로에게서 좀처럼 볼 수 없는 하이 스코어다.

스테이튼은 버디 2,보기 3,더블보기 1개를 곁들여 이날 9오버파 81타를 쳤고 출전선수 가운데 맨 끝에서 두 번째인 155위에 랭크됐다.

첫날 스테이튼 못지않게 관심을 끈 선수는 부 위클리(33·미국).지난주 버라이즌헤리티지에서 기막힌 퍼트감각과 막판 두 홀 연속 '칩 인 버디'로 생애 첫승을 올린 위클리였지만,이날은 5오버파 77타로 150위에 머물렀다.

버디는 1개에 그쳤고,보기 4개와 마지막홀 더블보기가 있었다.

위클리는 지난주 라운드당 퍼트 수가 24개에 불과했으나 이날은 30개에 달했다.

며칠 사이에 퍼트가 들쭉날쭉한 것도 그렇지만,지난주 챔피언이 이번주에는 최하위권으로 처진 것은 골프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 아닐까.

'무명' 카일 리퍼스(23·미국)가 코스레코드(8언더파 64타)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에 나선 가운데 위창수(35·테일러메이드),앤서니 김(22·나이키골프),나상욱(24·코브라골프) 등 '코리안 3인방'은 첫날 모두 중하위권에 그쳤다.

위창수와 앤서니 김은 1언더파 71타로 공동 52위,버라이즌헤리티지에서 공동 4위를 차지했던 나상욱은 1오버파 73타로 공동 102위에 머물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