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서 떨어졌다 후송 중 교통사고

김모(44)씨는 2001년 10월 추석 연휴 때 집 근처에 있는 밤나무에 올라갔다 떨어져 허리를 크게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설상가상으로 교차로에 진입한 승용차가 김씨를 후송 중이던 앰뷸런스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척추 상해가 가중돼 김씨는 하반신 마비, 배뇨장애, 발기부전 등의 상해를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처지가 됐다.

교통안전공제보험에 가입돼 있던 김씨는 9개월 남짓 병원 치료를 받은 뒤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지급 불가'라는 황당한 답변을 들어야만 했다.

밤나무에서 떨어지면서 척추가 손상된 것이지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이 보험사 측 주장이었다.

김씨는 2005년 1월 "나의 상해는 교통사고로 인한 것이므로 보험사는 휴일교통재해장해공제금, 교통사고위로금 등을 지급하라"며 1억5천여만 원의 보험금 청구 소송을 냈다.

보험사 측은 재판 과정에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으며 설령 밤나무에서 떨어진 사고와 교통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더라도 공평의 원칙에 의해 보험금을 감액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원고가 청구한 금액 중 이미 지급된 2천만 원을 제외한 1억3천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고, 항소심 재판부도 "교통사고가 상해에 미친 영향에 따라 보험금을 감액할 수 있다는 내용이 약관에 없는 이상 보험금 전액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도 "보험금을 감액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은 정당하고 교통사고가 아닌 추락사고로 신체장해가 확정적으로 발생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며 피고 측 상고를 기각했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