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을 받으면서 베트남 펀드 가입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지면서 펀드 최근 투자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글로벌 증시의 동반 상승세가 여전한 데다 장기 성장성도 밝아 이번 조정이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베트남 호찌민증시의 VN(비나)지수는 1.72% 떨어진 965.72포인트로 마감됐다.

비나지수는 지난 3월12일 1170.67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급격한 하락 추세다.

특히 지난 16일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선이 깨지면서 조정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김승환 한국투신운용 베트남 사무소 소장은 "올해 초 700억원이나 됐던 일일거래금액이 최근에는 300억원까지 줄어들었다"며 "특히 1000포인트가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이 매매를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증시는 지난해 초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1년 동안 144.6%나 올랐다.

올 들어서도 3월12일 고점을 찍을 때까지 무려 55%나 급등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설정된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1' 펀드의 설정일 이후 수익률도 44.27%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 조정이 깊어지면서 베트남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투신운용이 판매했던 베트남 관련 3개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설정된 '한국월드와이드차이나베트남종류주식K1'도 설정일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다.

반면 중국과 베트남 주식에 함께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베트남&차이나주식1'은 중국 증시의 호조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위원은 "최근 이머징마켓에서 인도와 베트남 증시가 약세를 보였으나 인도 증시는 회복세로 돌아섰다"며 "세계 증시의 기술적 동조성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베트남 증시의 조정은 오히려 매수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승환 소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펀드의 주식편입 비율을 낮추고 있다"며 "장기투자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는 만큼 최근 조정이 장기 수익성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