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택지들이 대거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시행사)들이 집값 하락에다 분양가 규제로 인해 앞으로 주택 분양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자 확보했던 택지를 서둘러 매각하고 나선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는 물론 중견 건설업체에도 "아파트 부지를 사 달라"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최근 매물은 부지 매입이 끝나지 않은 'C급' 부지가 대부분이던 종전과는 달리 이미 주택사업 승인을 받아 3~4개월 안에 주택 분양이 가능한 'A급' 택지도 상당수에 이른다.

실제 경기도 수원에서는 1만5000평 안팎의 택지 2~3건과 도심권에 있는 2000~3000평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부지가 매물로 나오는 등 현재 수도권에서만 20~30여건의 물건이 돌고 있다.

주택경기가 위축돼 있는 지방권은 더 심각하다.

부산 대구 등은 물론 기업도시와 혁신도시,경부고속철도 개통 등 개발 재료가 많은 대전,강원 원주,충남 아산 등에서도 택지 매물이 크게 늘고 있다.

원주에서는 최근 한 달 새에 1만여평 규모의 택지 4~5건이 한꺼번에 매물로 나왔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택지 매물 속출은 연리 15~20%의 높은 대출 자금으로 땅을 매입한 탓에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민간 택지에까지 확대되면 주택사업의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말께는 개발업체들의 상당수가 주택시장에서 퇴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