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원자력발전소의 핵심설비인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를 중국에 수출한다.

한국이 원전의 핵심 설비를 외국으로부터 수주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의 원자로 설계 및 제작 기술이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쾌거로 평가받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20년까지 30기,600억달러 규모의 원전 발주가 쏟아져 나올 중국은 물론 세계 원전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1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중국의 국가핵전기술공사(SNPTC)가 발주한 상하이 인근의 싼먼(三門)과 산둥반도의 하이양(海陽)지역 원자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원자로 및 증기발생기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두산중공업은 출력 100만kW 규모의 두 지역 원전에 각각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를 한 기씩 공급하게 된다.

두산중공업의 수주 규모는 전체 프로젝트 40억달러 가운데 15억~20억달러(1조5000억~2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두산중공업이 오는 23일 중국 현지에서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 등 양국 정부의 고위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SNPTC 및 웨스팅하우스와 우선협상 대상자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웨스팅하우스는 두 원전의 설계 및 건설 책임을 맡은 회사이며 두산중공업은 핵심 설비를 자체 설계·제작해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지난해 말 웨스팅하우스를 원전건설 우선협상 대상자로 지정한 후 원자로 등 핵심설비의 공급은 두산중공업에 맡기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두산중공업의 기술력이 중국 측으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하반기 중 구체적인 가격 조건 등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하고 올해 안에 최종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내년부터 설계 및 제작에 착수,2012년 말이나 2013년 초께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를 공급하게 된다.

원자로란 핵연료를 통해 열을 발생시키는 장치이며 증기발생기는 열을 활용해 증기를 만드는 설비로 원전의 양대 핵심설비다.

한전 관계자는 "통상 출력 100만kW급의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를 공급받는 데 7억5000만~10억달러가량 들어가니까 두산중공업의 이번 수주액은 최대 20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동/김홍열/송대섭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