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pinion] 예병일칼럼 - 나만의 경제노트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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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일 코리아인터넷닷컴, 플루토미디어 대표
제겐 노트가 몇 권 있습니다. 독서와 관련된 노트입니다. 세보니 몇 권이 아니라 제법 많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글귀를 옮겨 적어 놓은 낡은 노트도 있습니다. 주로 문학이나 위인들의 이야기입니다. 대학생 때의 노트에는 전공인 정치학과 그 외 사회학, 경제학 같은 사회과학 분야의 책 구절이 많아졌고,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는 경제경영 쪽 내용이 많아졌습니다.
가끔 그 노트들을 들추어보며 미소 짓곤 합니다. 내용이 쑥스러울 때도 있고, 지금 보아도 당시의 감동이 전해질 때도 있습니다. 행복한 시간입니다.
그러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독서노트를 종이가 아닌 인터넷에 쓰면 어떨까. 종이에 쓰는 노트는 나 밖에는 볼 수가 없지만, 인터넷에 쓴다면 단 몇 명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볼 수도 있을 것이고, 그들 중 일부에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쁜 일이 아닌가… 나 자신을 ‘강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좋아보였습니다. 매일 독서노트를 기록한다고 ‘공개선언’을 하고 나면,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만 하는 ‘자발적인 강제’가 생길 테니까요.
독서노트를 인터넷에 적기 시작한 것이 2004년 1월 6일이니, 3년 3개월이 지났습니다. ‘예병일의 경제노트’라는 사이트(www.econote.co.kr)에 매일 책이나 저널에서 읽은 좋은 글귀를 소개하고 그와 관련된 컬럼을 썼습니다. 쓰는 공간이 종이로 만들어진 노트에서 인터넷으로 바뀐 것일 뿐, 내용과 형식은 예전과 비슷합니다.
인터넷 독서노트를 쓰기로 한 그날의 ‘선택’ 이후, 많은 좋은 일들이 생겼습니다. 몇 분 안됐던 회원이 조금씩 늘어나더니 이제 27만 명이 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움이 된다며 고마움을 전해오지만, 사실 고백하면 도움은 제게 훨씬 더 많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예전에 비해 훨씬 많이, 의식적으로 경제경영 서적을 찾아보게 됐습니다. 하루에 한 개씩 독서노트를 쓴다고 ‘약속’을 했으니까요. 좋은 책을 만나기 위해 큰 서점을 찾는 주말 나들이도 잦아졌습니다. 점심약속이 없는 평일에는 서점에 나가 햄버거로 간단히 식사를 한 뒤 서가에 가득하나 책 속에 파묻히는 기쁨을 느낍니다.
책을 접하는 횟수가 많아지다 보니 분야도 다양해졌습니다. 마케팅, 전략기획에서부터 기업이나 기업가의 이야기까지… 외국 경제잡지에도 자주 손이 갔습니다. 매일 노트할 좋은 글귀, 좋은 주제를 찾아야 했으니까요.
지난 3년 여 동안 제 사무실의 서가에는 책이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유명 출판사 편집장의 방이 이런 모습일까요. 물론 그 책들 중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지는 않은 책들도 꽤 됩니다. 하지만 그러면 어떻습니까. 목차를 꼼꼼히 보았고, 저자의 서문과 맺음글을 읽었고, 내가 관심이 가는 챕터들을 골라 읽었으니까요. 실용적인 발췌독서 방법입니다. 그러다 좋은 책이다라는 생각이 들면 끝까지 다 읽곤 합니다.
경제 마인드를 갖추려면 경제노트를 쓰자
직장인들이 ‘경제 마인드’를 갖추어야 하는 시대입니다. 맡은 업무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 그리고 개인의 삶을 풍요롭고 보람차게 만들기 위해서 경제 마인드를 기르는 것은 필수입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 지금 당장 느낌 좋은 양질의 노트를 한 권 마련해 나의 ‘경제 독서노트’를 쓰기 시작하면 어떨까요. 일기를 쓰듯이, 경제경영 서적과 저널, 리서치 자료 등을 읽다가 좋은 글귀를 만나면 옮겨 적고 그것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기록하는 겁니다. 일주일에 한 개, 아니면 매일 한 개… 이렇게 ‘자발적인 강제’를 부여하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한 걸음만 더 나간다면 그 노트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공유의 기쁨’도 느끼고 자발적 강제의 강도도 높일 수 있을테니까요.
나만의 경제노트, 경제 독서일기 쓰기, 경제 마인드를 기르는 좋은 방법입니다.
초청 칼럼니스트 프로필 및 저서소개
코리아인터넷닷컴(korea.internet.com), 플루토미디어 대표
2004년 1월부터 경제, 자기경영 분야의 책이나 보고서, 기사에서 좋을 글을 매일 소개해주는 '예병일의 경제노트'(www.econote.co.kr)를 운영하고 있다. '하루 5분, 경제를 읽는 시간'이라는 취지에 공감, 회원으로 가입한 경제노트 가족은 23만명에 이른다. 1965년 태어나 용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 동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AIM)을 수료했다. 서울방송(SBS) 기자를 거쳐 조선일보에서 경제부 기자로 줄 곳 일 했다.
이 글은 한경닷컴 '초청칼럼'에 게재된 글입니다. 다른 칼럼을 더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http://www.hankyung.com/board/list.php?id=column_invite&no=1&page=1
제겐 노트가 몇 권 있습니다. 독서와 관련된 노트입니다. 세보니 몇 권이 아니라 제법 많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글귀를 옮겨 적어 놓은 낡은 노트도 있습니다. 주로 문학이나 위인들의 이야기입니다. 대학생 때의 노트에는 전공인 정치학과 그 외 사회학, 경제학 같은 사회과학 분야의 책 구절이 많아졌고,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는 경제경영 쪽 내용이 많아졌습니다.
가끔 그 노트들을 들추어보며 미소 짓곤 합니다. 내용이 쑥스러울 때도 있고, 지금 보아도 당시의 감동이 전해질 때도 있습니다. 행복한 시간입니다.
그러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독서노트를 종이가 아닌 인터넷에 쓰면 어떨까. 종이에 쓰는 노트는 나 밖에는 볼 수가 없지만, 인터넷에 쓴다면 단 몇 명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볼 수도 있을 것이고, 그들 중 일부에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쁜 일이 아닌가… 나 자신을 ‘강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좋아보였습니다. 매일 독서노트를 기록한다고 ‘공개선언’을 하고 나면,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만 하는 ‘자발적인 강제’가 생길 테니까요.
독서노트를 인터넷에 적기 시작한 것이 2004년 1월 6일이니, 3년 3개월이 지났습니다. ‘예병일의 경제노트’라는 사이트(www.econote.co.kr)에 매일 책이나 저널에서 읽은 좋은 글귀를 소개하고 그와 관련된 컬럼을 썼습니다. 쓰는 공간이 종이로 만들어진 노트에서 인터넷으로 바뀐 것일 뿐, 내용과 형식은 예전과 비슷합니다.
인터넷 독서노트를 쓰기로 한 그날의 ‘선택’ 이후, 많은 좋은 일들이 생겼습니다. 몇 분 안됐던 회원이 조금씩 늘어나더니 이제 27만 명이 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움이 된다며 고마움을 전해오지만, 사실 고백하면 도움은 제게 훨씬 더 많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예전에 비해 훨씬 많이, 의식적으로 경제경영 서적을 찾아보게 됐습니다. 하루에 한 개씩 독서노트를 쓴다고 ‘약속’을 했으니까요. 좋은 책을 만나기 위해 큰 서점을 찾는 주말 나들이도 잦아졌습니다. 점심약속이 없는 평일에는 서점에 나가 햄버거로 간단히 식사를 한 뒤 서가에 가득하나 책 속에 파묻히는 기쁨을 느낍니다.
책을 접하는 횟수가 많아지다 보니 분야도 다양해졌습니다. 마케팅, 전략기획에서부터 기업이나 기업가의 이야기까지… 외국 경제잡지에도 자주 손이 갔습니다. 매일 노트할 좋은 글귀, 좋은 주제를 찾아야 했으니까요.
지난 3년 여 동안 제 사무실의 서가에는 책이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유명 출판사 편집장의 방이 이런 모습일까요. 물론 그 책들 중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지는 않은 책들도 꽤 됩니다. 하지만 그러면 어떻습니까. 목차를 꼼꼼히 보았고, 저자의 서문과 맺음글을 읽었고, 내가 관심이 가는 챕터들을 골라 읽었으니까요. 실용적인 발췌독서 방법입니다. 그러다 좋은 책이다라는 생각이 들면 끝까지 다 읽곤 합니다.
경제 마인드를 갖추려면 경제노트를 쓰자
직장인들이 ‘경제 마인드’를 갖추어야 하는 시대입니다. 맡은 업무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 그리고 개인의 삶을 풍요롭고 보람차게 만들기 위해서 경제 마인드를 기르는 것은 필수입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 지금 당장 느낌 좋은 양질의 노트를 한 권 마련해 나의 ‘경제 독서노트’를 쓰기 시작하면 어떨까요. 일기를 쓰듯이, 경제경영 서적과 저널, 리서치 자료 등을 읽다가 좋은 글귀를 만나면 옮겨 적고 그것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기록하는 겁니다. 일주일에 한 개, 아니면 매일 한 개… 이렇게 ‘자발적인 강제’를 부여하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한 걸음만 더 나간다면 그 노트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공유의 기쁨’도 느끼고 자발적 강제의 강도도 높일 수 있을테니까요.
나만의 경제노트, 경제 독서일기 쓰기, 경제 마인드를 기르는 좋은 방법입니다.
초청 칼럼니스트 프로필 및 저서소개
코리아인터넷닷컴(korea.internet.com), 플루토미디어 대표
2004년 1월부터 경제, 자기경영 분야의 책이나 보고서, 기사에서 좋을 글을 매일 소개해주는 '예병일의 경제노트'(www.econote.co.kr)를 운영하고 있다. '하루 5분, 경제를 읽는 시간'이라는 취지에 공감, 회원으로 가입한 경제노트 가족은 23만명에 이른다. 1965년 태어나 용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 동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AIM)을 수료했다. 서울방송(SBS) 기자를 거쳐 조선일보에서 경제부 기자로 줄 곳 일 했다.
이 글은 한경닷컴 '초청칼럼'에 게재된 글입니다. 다른 칼럼을 더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http://www.hankyung.com/board/list.php?id=column_invite&no=1&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