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매출 6조 발판…식제품 개발 계기로

삼양그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2010년 매출 6조원'이라는 비전을 달성하는 디딤돌로 삼기로 했다.

미국 등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성장 엔진을 발굴하고 미국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 특히 삼양의 핵심 성장사업군인 화학, 식품, 의약 부분은 이번 FTA 타결로 인해 직·간접적인 영향을 예상하고 있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섬유 수출 확대

삼양은 화학부문의 경우 대부분 수급권역 자체가 다르고 생산 기술과 품질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폴리카보네이트(PC), 나일론(PA) 등 일부 고부가가치 제품이나 기술집약적 화학제품은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은 현행 수출관세가 즉시 철폐돼 미미했던 수출 규모를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삼양은 주 거래처에 이미 무관세로 납품하고 있는 제품이 많아 대미 수출 주도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고순도 테레프탈산(TPA)이나 파라자일렌(PX)의 경우는 관세 철폐에 따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섬유부문은 관세가 즉시 또는 5~10년 내 단계적으로 철폐돼 수출 물량이 상당량 늘어날 것으로 삼양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폴리에스터 단섬유는 관세 철폐로 수출이 10~20%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폴리에스터 장섬유 역시 관세 철폐로 원사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삼양 관계자는 "FTA 협상 타결을 계기로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 신시장 개척, 글로벌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한 섬유산업 고도화 추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식제품 개발 계기로

원당의 경우 현행 관세율이 즉시 철폐된다.

하지만 현재 미국산 원당은 수입하지 않기 때문에 영향은 없다.

다만 설탕은 현행 관세가 균등 인하됨으로써 가격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양은 밀가루 부문에서 향후 수입선 다각화와 다양한 상품 개발을 통해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수입 밀가루 증가 추세로 현재 미국산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가격 경쟁력 확보와 제품 다양화 등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밀의 경우 현행 관세가 즉시 철폐되지만 호주산 원맥 선호도가 높아 가격 차이에 의한 급격한 수입선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삼양은 전분당 역시 이미 시장이 개방돼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옥수수의 경우 7년 내, 물엿의 경우는 5~10년 내, 전분류의 경우는 10~15년 내에 현행 관세가 철폐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마가린, 쇼트닝은 현행 관세가 5년 내 철폐돼 미국산의 공세가 예상되지만 고객별 요구에 따른 제품 차별화로 맞대응할 계획이다.

대두유는 현행 관세가 10년 내에 철폐되지만 미국산 가격이 오히려 높기 때문에, 삼양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의약부문 지식재산권 준비

삼양은 현재 생산하고 있는 항암제, 패취제 등은 이미 특허가 종료됐기 때문에 FTA 타결로 인한 미국산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개발을 진행 중이거나, 향후 개발 품목에 대해서는 특허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을 통해 대응할 방침이다.

특히 연구·개발(R&D)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 신약과 생명공학의약품 개발에 진력하기로 했다.

특히 삼양은 원천기술 확보, 다양한 제품 개발, 특허 및 지식재산권 관리 강화 등을 통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삼양 관계자는 "FTA 타결에 따른 대응방안과 함께 그동안 다져온 내실을 기반으로 M&A와 글로벌화 전략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R&D를 기반으로 끊임없는 품질개선,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