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 고려대 총장서리는 10일 "3불정책 중 기여입학제를 제외한 2불정책에 대해 반대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 총장서리는 이날 교내 본관 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3불정책'이라고 말하는 것은 '스트로맨 전략(Straw man·전체 중 비중이 낮은 부분을 공격해 주장의 초점을 흐리게 하는 것)일 뿐"이라며 "기여입학제는 제안하는 사람도 거의 없는 정책인데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문제까지 '3불'로 한꺼번에 묶어 대학들이 이기적으로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한다고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장서리는 "고교등급제라는 표현 자체도 적절치 않다"며 "고등학교의 등급을 매기자는 게 아니라 고교 간 실력 차이를 인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유럽과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대학들이 고교별 수준 차이를 인정하고 있다"며 "실제 학교별 학력차가 존재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모두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개별 학교들이 스스로 학생들의 실력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등한시하도록 만든다"고 비판했다.

한 총장서리는 본고사와 관련해서 "수능 및 내신의 등급제가 도입됨에 따라 100점과 91점을 받은 학생이 똑같은 등급을 받는 등 수능과 내신의 변별력이 약화됐다"며 "우수 학생을 뽑기 힘들어진 대학으로서는 본고사가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는데 이런 대학들의 노력을 이기적이라고 비난만 할 수 있느냐"고 강조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