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 7가지 쟁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후 협상 내용과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투자자.국가 간 소송제도(ISD) 도입 등을 놓고 '독소조항''협상 실패'라며 비난하고 있지만 정부는 '근거없는 부풀리기''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맞서고 있다.
한.미 FTA 타결 이후 불거진 쟁점 일곱 가지를 살펴봤다.
개성공단 : "원칙 인정" vs "향후 논의"
정부는 개성공단 제품의 특혜관세 적용 문제와 관련,'한반도 역외가공지역(OPZ·Outward Processing Zone) 위원회를 설치해 매년 △한반도 비핵화 진전 △남북한 관계에 미치는 영향 △노동·환경 기준 충족 등을 심사해 개성공단은 물론 다른 북한 지역도 OPZ로 선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카란 바티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협정에서 개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정부와는 다른 뉘앙스로 언급을 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개성이란 말은 협정에 없지만 OPZ위원회는 개성을 가정하고 만든 것"이라며 "어느 지역을 어떤 조건에서 언제 할지의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자소송 : "예외만 인정" vs "주권침해"
협상 초기부터 논란이 많았다.
외국에 투자한 기업이 투자국 정부의 정책 등으로 피해를 봤을 때 해당 국가를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ICSID)에 제소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정부의 정책 주권을 침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정부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제도는 도입하되 공중보건,환경,안전,부동산 조세 등의 정부 정책은 '예외적인 경우(In rare circumstances)'를 제외하고는 소송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예외적 경우에는 소송 대상이 될 수 있고 '예외'라는 판단엔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게 반대 측의 주장이다.
재협상 : "절대불가능" vs "가능하다"
미 민주당은 최근 '새 무역정책(New Trade Policy)'을 발표한 뒤 FTA 협상이 타결된 한국 파나마 등은 물론 협정 서명까지 끝난 페루 콜롬비아와의 협정문에도 새 무역정책에 따른 노동·환경조항 등을 새로 집어넣을 것을 행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도 기본적인 입장은 같다.
그러나 △상대가 미국인 점 △재협상이 안될 경우 미 민주당이 비준하지 않을 수 있는 점 △미 민주당이 행정부에 무역촉진권(TPA)을 주지 않을 수 있는 미국 내 정치상황 △과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도 미국 압력으로 개정된 점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적지 않다.
특히 미 행정부는 무역협상을 하기 위해 무역촉진권(TPA)이 필요한데 민주당은 '새 무역정책을 받아주지 않으면 TPA를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쇠고기 : "합리적 개방" vs "즉시 개방"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이 '합리적 절차와 기간'을 거쳐 개방하겠다고 구두 약속한 만큼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의 광우병 위험 등급을 확정하면 8단계의 자체 위험평가 절차를 진행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미국 요구는 그러나 5월 판정이 나오자마자 곧바로 문을 열라는 것이다.
숀 스파이서 미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은 "우리는 쇠고기에 대한 명백한 통로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협정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밝혔다.
최종 협정 서명 시한이 6월30일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은 OIE 총회 결과가 나오는 5월 말 이후 한 달 안에 미국산 갈비 수입을 재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빨리 진행한다면 3~4개월 정도는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만,위생조건 개정에 따른 국내 입안예고 기간만 최소 20일이므로 모든 절차를 1~2개월에 끝내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무역규제 : "실속 얻었다" vs " 개선 안돼"
무역구제 절차 개선은 한국의 핵심 요구였지만 미국이 법률 개정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면서 '비합산 조치'(non-cumulation) 등을 얻지 못했다.
결국 양국은 △조사개시 전 사전 통지 및 협의 △가격 또는 물량합의 활성화 협의 강화 △다자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때 발동 대상에서 상대국을 재량적으로 면제 △무역구제위원회를 설치해 조사개시 전 사전통지 및 협의 조항과 가격·물량 합의 조항의 이행·준수 감독 등을 협의하는 데만 합의했다.
반대하는 쪽은 이들 규정이 대부분 임의 규정으로 실제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의 반덤핑 제소 전 단계에서 최종 판정까지 무역구제 협력위원회를 통한 협의가 가능하므로 우리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제 일본차 : "공습우려" vs "가능성 낮다"
협정이 발효되면 도요타 혼다 등이 미국 공장에서 만드는 자동차도 8%의 수입관세를 면제받게 된다.
전체 부품의 50% 이상만 미국산으로 채워지면 메이커의 국적에 관계없이 혜택을 받게 된다.
정부는 미국에서 지난해 팔린 일본 브랜드 차량 550여만대 중 북미산이 330만대로 공급이 달리는 데다 기준 표준 등이 미국형으로 한국 시장에 잘 맞지 않는다며 미국산 일본차가 바로 수입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도요타 등은 향후 북미지역에서 100만대가량 생산능력을 확충할 예정이어서 얼마든지 한국 공습에 나설 여력이 있다.
특히 미국산의 한국 수송비용이 제품가의 3.3% 정도로 분석돼 8%의 관세만 없어지면 가격면에서 승산이 있다.
전문적비자 : "곧 받는다" vs "의회권한"
의사 간호사 엔지니어 등이 미국 진출에 필요한 전문직 비자 쿼터 확보에 실패한 것은 대표적인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미국이 "비자쿼터 허용은 이민법 관련 사항이라 의회 소관"이라는 입장을 조금도 바꾸지 않고 끝까지 버텼기 때문.정부는 미국 의회와의 추가 협상을 통해 전문직 비자쿼터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호주도 미국과 FTA를 타결하면서 10개월 뒤에 1만개의 비자쿼터를 받았다"며 "그 이상의 쿼터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일부에선 투자자.국가 간 소송제도(ISD) 도입 등을 놓고 '독소조항''협상 실패'라며 비난하고 있지만 정부는 '근거없는 부풀리기''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맞서고 있다.
한.미 FTA 타결 이후 불거진 쟁점 일곱 가지를 살펴봤다.
개성공단 : "원칙 인정" vs "향후 논의"
정부는 개성공단 제품의 특혜관세 적용 문제와 관련,'한반도 역외가공지역(OPZ·Outward Processing Zone) 위원회를 설치해 매년 △한반도 비핵화 진전 △남북한 관계에 미치는 영향 △노동·환경 기준 충족 등을 심사해 개성공단은 물론 다른 북한 지역도 OPZ로 선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카란 바티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협정에서 개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정부와는 다른 뉘앙스로 언급을 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개성이란 말은 협정에 없지만 OPZ위원회는 개성을 가정하고 만든 것"이라며 "어느 지역을 어떤 조건에서 언제 할지의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자소송 : "예외만 인정" vs "주권침해"
협상 초기부터 논란이 많았다.
외국에 투자한 기업이 투자국 정부의 정책 등으로 피해를 봤을 때 해당 국가를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ICSID)에 제소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정부의 정책 주권을 침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정부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제도는 도입하되 공중보건,환경,안전,부동산 조세 등의 정부 정책은 '예외적인 경우(In rare circumstances)'를 제외하고는 소송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예외적 경우에는 소송 대상이 될 수 있고 '예외'라는 판단엔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게 반대 측의 주장이다.
재협상 : "절대불가능" vs "가능하다"
미 민주당은 최근 '새 무역정책(New Trade Policy)'을 발표한 뒤 FTA 협상이 타결된 한국 파나마 등은 물론 협정 서명까지 끝난 페루 콜롬비아와의 협정문에도 새 무역정책에 따른 노동·환경조항 등을 새로 집어넣을 것을 행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도 기본적인 입장은 같다.
그러나 △상대가 미국인 점 △재협상이 안될 경우 미 민주당이 비준하지 않을 수 있는 점 △미 민주당이 행정부에 무역촉진권(TPA)을 주지 않을 수 있는 미국 내 정치상황 △과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도 미국 압력으로 개정된 점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적지 않다.
특히 미 행정부는 무역협상을 하기 위해 무역촉진권(TPA)이 필요한데 민주당은 '새 무역정책을 받아주지 않으면 TPA를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쇠고기 : "합리적 개방" vs "즉시 개방"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이 '합리적 절차와 기간'을 거쳐 개방하겠다고 구두 약속한 만큼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의 광우병 위험 등급을 확정하면 8단계의 자체 위험평가 절차를 진행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미국 요구는 그러나 5월 판정이 나오자마자 곧바로 문을 열라는 것이다.
숀 스파이서 미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은 "우리는 쇠고기에 대한 명백한 통로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협정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밝혔다.
최종 협정 서명 시한이 6월30일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은 OIE 총회 결과가 나오는 5월 말 이후 한 달 안에 미국산 갈비 수입을 재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빨리 진행한다면 3~4개월 정도는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만,위생조건 개정에 따른 국내 입안예고 기간만 최소 20일이므로 모든 절차를 1~2개월에 끝내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무역규제 : "실속 얻었다" vs " 개선 안돼"
무역구제 절차 개선은 한국의 핵심 요구였지만 미국이 법률 개정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면서 '비합산 조치'(non-cumulation) 등을 얻지 못했다.
결국 양국은 △조사개시 전 사전 통지 및 협의 △가격 또는 물량합의 활성화 협의 강화 △다자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때 발동 대상에서 상대국을 재량적으로 면제 △무역구제위원회를 설치해 조사개시 전 사전통지 및 협의 조항과 가격·물량 합의 조항의 이행·준수 감독 등을 협의하는 데만 합의했다.
반대하는 쪽은 이들 규정이 대부분 임의 규정으로 실제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의 반덤핑 제소 전 단계에서 최종 판정까지 무역구제 협력위원회를 통한 협의가 가능하므로 우리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제 일본차 : "공습우려" vs "가능성 낮다"
협정이 발효되면 도요타 혼다 등이 미국 공장에서 만드는 자동차도 8%의 수입관세를 면제받게 된다.
전체 부품의 50% 이상만 미국산으로 채워지면 메이커의 국적에 관계없이 혜택을 받게 된다.
정부는 미국에서 지난해 팔린 일본 브랜드 차량 550여만대 중 북미산이 330만대로 공급이 달리는 데다 기준 표준 등이 미국형으로 한국 시장에 잘 맞지 않는다며 미국산 일본차가 바로 수입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도요타 등은 향후 북미지역에서 100만대가량 생산능력을 확충할 예정이어서 얼마든지 한국 공습에 나설 여력이 있다.
특히 미국산의 한국 수송비용이 제품가의 3.3% 정도로 분석돼 8%의 관세만 없어지면 가격면에서 승산이 있다.
전문적비자 : "곧 받는다" vs "의회권한"
의사 간호사 엔지니어 등이 미국 진출에 필요한 전문직 비자 쿼터 확보에 실패한 것은 대표적인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미국이 "비자쿼터 허용은 이민법 관련 사항이라 의회 소관"이라는 입장을 조금도 바꾸지 않고 끝까지 버텼기 때문.정부는 미국 의회와의 추가 협상을 통해 전문직 비자쿼터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호주도 미국과 FTA를 타결하면서 10개월 뒤에 1만개의 비자쿼터를 받았다"며 "그 이상의 쿼터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