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서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코오롱 더 프라우' 오피스텔이 4855 대 1이란 역대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것을 놓고 시끌시끌하다.

집값 하락으로 분양아파트 청약이 부진하고 거래가 없는 가운데 123실이 공급되는 오피스텔에 59만7000여건의 신청이 몰려 청약증거금이 5조3000억원에 달했으니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청약과열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았던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오피스텔 분양가가 평당 평균 650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200만~300만원가량 싸다 보니 로또복권처럼 당첨만 되면 수천만원을 벌 수 있어 일단 "청약하고 보자"는 심리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로또식 청약이 올 9월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아파트에도 재연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정부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분양가가 지금보다 15~20% 낮아질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어 기존 집값이 폭락하지 않는 한 인기지역에서 나오는 아파트는 '로또'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를 시세보다 인위적으로 낮추는 정책은 언제든지 로또식 청약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청약과열은 36만명이 몰려 빚어졌는데,서울지역 청약통장 1순위자만 현재 160만명이나 돼 그런 일이 벌어질 개연성이 많다는 지적이다.

물론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한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현실적으로 집값 안정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시장규제는 부작용을 초래하게 마련이다.

분양가 규제 역시 '로또 청약'이란 변수를 안고 있다는 점을 수용하고 이를 막는 장치를 마련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전매제한을 강화하고 청약가점제 도입 등으로 실수요자를 선별하면 된다고 인식하는 듯하다.

더욱이 건설교통부가 "이번 '더 프라우' 오피스텔 조사결과 투자가치가 없었다"며 문제를 축소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화(禍)를 더 키우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박종서 건설부동산부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