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놓으시고 쇼트게임·퍼팅 연습하세요"

운동신경이 둔해지기 시작하는 40대에 골프를 시작한 아마추어들 중에서도 어떤 이는 70타대를 치는 '싱글'이 되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100타'를 넘나드는 '골프 지진아'가 되기도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아마 고수'들의 골프실력 향상 비결을 들어본다.

◆체력이 기본이다='주말 골퍼'는 스윙이 안돼 스코어가 안나는 것이 아니라 체력이 떨어져 망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반에 잘 나가다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도 체력 때문이다.

집중력 부족도 결국 체력 약화에서 온다.

뉴서울CC 챔피언인 한택수 대산강업㈜ 회장은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기초적인 체력 단련'을 들었다.

한 회장은 "하체와 팔목 힘 등이 부족하면 고수가 되기 어렵다.

일관된 스윙을 유지하려면 평소 꾸준한 체력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원시 골프대표인 이민재씨는 "체력훈련은 거리를 늘리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쇼트게임을 잘하기 위해 해야 한다.

1m 퍼트를 넣기 위해서는 온 정신을 집중해야 하며 특히 다리가 흔들려선 안 된다.

하지만 체력이 떨어지면 쇼트게임에서 잦은 미스를 하게 된다.

체력은 섬세한 샷을 잘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습장에서 볼을 많이 친다고 고수가 되는 것이 아니며 꾸준하게 자신의 체력을 관리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연습장에 갈 수 없다면 '빈 스윙'을 많이 하라= 바쁜 직장인이 매일 연습장을 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처럼 연습시간을 내기 어려운 경우 '빈 스윙'이 특효약이라고 강조한다.

리베라 통합챔피언 김양권 ㈜평화자동차 사장은 "연습장에서 볼을 칠 때는 인위적인 힘으로 스윙을 하게 된다.

그런 뒤 필드에 나가면 우겨서 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빈 스윙을 자주 하면 필드에서 스윙으로 볼을 치게 된다"고 말했다.

인천국제 클럽챔피언 4회, 88 클럽챔피언 3회를 지낸 우영화 ㈜센텍 사장은 "'빈 스윙'은 볼을 맞히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스윙을 해 볼 수 있다.

골프 근육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연습장에서 실제 볼을 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초보자일수록 '빈 스윙'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권했다.

연습할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짬짬이 맨손으로라도 '빈 스윙'을 해보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잘 치는 사람과 라운드하라= 고수들은 또 실력을 빨리 늘리고 싶다면 자신보다 잘 치는 사람과 라운드하라고 권했다.

자신과 비슷하거나 못 치는 사람과 라운드해서는 결코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수들과 내기를 하다 보면 돈을 잃기도 하지만 거기서 자극을 받아 연습장을 찾는다면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2004년 이동수골프배 아마추어대회 챔피언인 공병선씨는 "잘 치는 사람과 라운드를 하면서 고수들의 스윙과 코스공략법을 잘 관찰해 따라 하면 자신도 모르게 실력이 는다"고 했다.

◆퍼팅과 쇼트게임에 공을 들여라= 아마추어들은 연습장에 가면 드라이버샷과 아이언샷만 하는 경우가 많다.

쇼트게임을 연습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고수가 되려면 쇼트게임과 퍼팅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한국미드아마추어 챔피언 3회, 대구 챔피언 4회의 화려한 경력이 있는 이준기씨는 "퍼팅을 잘하려면 퍼터를 침실로 갖고 들어가 껴안고 잘 만큼 정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난해 한경 선정 아마랭킹 1위에 오른 이인환씨는 퍼팅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골프장 연습그린에서 6시간 넘게 퍼팅 연습에 몰두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는 "3∼5m 거리의 퍼팅 연습을 많이 하면 3퍼팅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쉬는 날 라운드 약속이 없다면 골프장을 찾아가 연습그린에서 집중적인 퍼팅 연습을 해보라"고 권했다.

전국아마추어 대회에서 4승을 거둔 탁동진씨는 "고수가 되려면 어프로치샷 레슨을 받아야 한다.

아마추어가 7번 이상의 롱아이언을 정교하게 친다는 것은 어려운 만큼 쇼트게임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