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위원이 한나라당의 현재 상황을 '위기'로 진단하면서 대선주자와 당원들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내 주목된다.

전 최고위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위기다.

많은 분들이 '이런 식으로 가다가 당이 망하는 길로 접어드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나오는 두 대선주자의 시시콜콜한 싸움에 국민은 싫증나기에 이르렀고,당이 그동안 보여준 모습은 과연 당이 시대변화와 시대정신을 따라가고 있는가 하는 의문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은 몸집이 크다고,머리가 크다고 살아남는 게 아니고 어떤 상황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며 "앞으로 한나라당에 어마어마한 '시대적 변화 폭탄'이 터질텐데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절히 적응하느냐가 당의 살 길과 대선승리의 길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당이 과연 개혁되고 있는가에 대해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송구스럽기 그지없다.

당내 개혁세력을 표방한 사람들은 당 흠집내기에 그쳤고,스스로도 자정에 실패했다"면서 "당이 위기라는 점을 직시하고 두 후보가 받고 있는 70%의 지지율이 착시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언은 점점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간 갈등에 '경고 사인'을 보내는 한편 당 소속 의원들의 대선주자 줄서기 관행과 공천잡음,대북정책 기조변화 등을 둘러싼 당내 혼란 등을 싸잡아 문제삼으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