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따라 도입되는 투자자-국가 소송제(ISD·Investor-State Dispute)에 대비해 외국인 투자 관련 정책을 만들 때 사전 검토 작업을 벌인다.
또한 신설되는 정부법무공단에 'ISD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투자 분쟁 관련 자문을 위한 전문가 집단을 구성키로 했다.
법무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법률시장 개방 등 한·미FTA 타결에 따른 후속 보완 대책'을 발표했다.
ISD란 외국인투자자가 투자유치국의 협정 의무위반 등으로 피해를 본 경우 직접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분쟁 해결 절차다.
실제로 2005년까지 전 세계적 투자분쟁 사례는 219건이며 이 중 3분의 2 이상이 2002년 이후 제기되는 등 최근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법무부는 이에 따라 △FTA 협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사전에 점검하는 '외국인 투자 영향평가제' 도입 △국제기준에 맞는 규제기준을 수립하고 공무원에 대한 교육·홍보 실시 △신설되는 정부법무공단 내에 'ISD 전담기구' 설치·운영 △국제투자분쟁 사례 심층 분석 및 연구 △관계부처,공기업,민간전문가 등을 망라한 태스크포스팀 구성 등을 투자분쟁 예방 대책으로 제시했다.
또한 법무부는 한·미FTA 체결 시 '간접수용'의 인정범위를 축소해 분쟁 가능성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정진호 법무차관은 "보건·안전·환경 등 간접수용 예외로 인정되는 일반적 사항뿐 아니라 한국적인 상황을 고려해 부동산가격 안정화정책,조세 등도 간접수용의 예외로 인정해 투자분쟁 가능성을 줄였다"고 말했다.
정 차관은 또한 "ISD는 세계 2500여개 투자협정에 거의 포함된 국제보편적인 규범이며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과 체결한 기존 FTA에도 모두 들어가 있다"면서 "ISD를 부정하는 것은 다른 FTA와의 형평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국제 신인도 제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