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대연정' 없고, 결코 지지자 배신않는다"

청와대는 4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타결을 계기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10% 포인트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활력을 찾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미 FTA 협상 결과가 각 계층의 이해관계에 따라 손익이 엇갈리고, 정치권에서도 반대 입장이 상존하는 만큼 농업 분야 등 피해 산업 구제 대책 마련은 물론 FTA 협상 결과에 대한 정확한 설명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 추이는 지난해 상반기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세금 폭탄' 논란 등이 불거지고 5.31 지방선거에서 여권이 참패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여 연말에는 최저치인 20%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바닥을 헤매던 지지율은 올들어 1.11 부동산 대책 발표후 집값 안정세가 나타나면서 20%선에서 정체하던 지지율이 반등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고, 1월9일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제안 등이 일정 부분 국면전환의 계기가 되어 지지도는 상승 추세로 돌아섰고, 한미 FTA 타결을 계기로 30%대로 올라서는 추이를 보이며 전환점을 맞고 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줄곧 고수해왔고, 지난 2월27일 인터넷 매체와의 회견에서도 "지지율 문제는 포기했다.

어떻게 하면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인지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안되니까 그것을 신경안쓰고 제 양심껏 소신껏 가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들로부터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뒤에도 이 같은 입장에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尹勝容) 홍보수석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과 청와대는 국민들을 보고 원칙대로 간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각종 참여정부 정책에 대해 반대 입장을 취해오던 일부 보수 언론들이 한미 FTA 타결에 이르기까지의 노 대통령의 리더십을 이례적으로 극찬하고 있는데 대해 윤 수석은 "일부 언론의 보도 태도에 어리둥절하고 고맙지만. 오보는 사절한다"며 평가를 하면서도 일정 부분 거리를 두었다.

특히 한미 FTA 찬반을 둘러싸고 기존 친노(親盧) 계열 인사들이 '반대', 반노(反盧) 계열 인사들이 '찬성' 입장을 취하는 것을 두고 정치공학적 해석을 하는데 대해서도 청와대는 경계했다.

윤 수석은 "일부 언론에서 반노(反盧) 그룹과의 FTA 대연정 얘기까지 하고 있는데 정치적 해석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한미 FTA 보도, 대통령의 원칙과 소신 왜곡하지 말라'라는 제목의 청와대 브리핑 글을 통해 "대통령은 나라와 국민의 경제적 실익을 위해 한미 FTA를 추진했다.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었다.

국가 최고지도자의 결단과 소신을 정치적 이해관계로 재단하고 왜곡하는 언론의 낡은 시각이 안타깝다.

'FTA 대연정'은 존재할 수 없다.

원칙과 소신에 따라 흔들림없이 국익을 추구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지지층에 등을 돌리고 보수세력과 손 잡았다'는 언론의 분석은 "이런 참여정부의 노력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왜곡하는 것"이라는게 청와대 설명이다.

지지율 상승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원칙과 소신이 만들어낸 성과를 보고 이제 재평가가 이뤄지기 시작했고 그 결과가 지금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을뿐"이라며 "대통령은 결코 지지자를 배신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나라와 국민의 발전을 위해 책임있고 합리적인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개헌안 발의를 예정대로 하겠다는 방침도 이 같은 원칙에 입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치적 손해를 무릅쓰고 내린 결단"(4.2 노대통령 대국민담화)이라는 표현대로 정치적 우군, 지지그룹의 이탈을 감수하며 한미 FTA를 추진한 궁극적 배경이 '국익'에 있었고 "정치,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대국민담화)의 해결을 위한 결단이었던 만큼 후속 대책에서도 철저히 실용적으로 접근한다는 게 청와대 분위기이다.

일부 언론이 이날 노 대통령이 6월 미국을 방문, 한미 FTA 서명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청와대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공식 부인하며 "현재로서는 미국에 가서 FTA 체결을 자축할 때가 아니다.

관련 후속 보완대책 마련과 피해 국민들을 어루만지는 것이 더 시급한 상황"이라고 해명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참모들은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한미 FTA 타결을 계기로 한 지지율의 반등은 임기말 국정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마무리하는데 우호적인 환경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우호적인 여론을 향후 효율적인 국정 추진을 위한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성기홍 기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