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은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오렌지 식용대두 식용감자 등 민감품목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미국 업자들이 일정 물량을 수출할 수 있도록 수입 쿼터를 부여하거나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방안,우리나라 농산물이 수확되지 않는 기간에 한해 관세를 낮춰주는 계절관세,농산물 수입이 급격히 늘 경우 긴급조치를 취할 수 있는 세이프가드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감귤 출하기인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오렌지 관세는 현행 세율 50%가 유지된다.

그러나 3월부터 8월까지는 관세가 30%로 내린 뒤 7년 뒤 관세를 완전 철폐하기로 했다.

이 경우 3∼4월에 수확하는 한라봉과 5∼9월 수확하는 하우스감귤 등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식용감자(304%)와 식용대두(487%),천연꿀(243%)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국내 생산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는 식용감자와 식용대두에 대해서도 현행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 업체들에 일정 물량을 수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무관세로 들여올 수 있는 쿼터를 일부 제공해 최소시장접근 기회를 보장해 주기로 했다.

현행 관세를 유지하는 대신 실질적인 이익을 미국에 보장하는 방식으로 타협한 것이다.

미국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과일류에 대해서는 계절관세를 도입하거나 관세 철폐 기간을 장기화하는 방식으로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포도는 관세를 17년간 나눠 철폐하고 사과와 배는 국내에서 주로 생산·유통되는 품종에 대해서는 20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또 사과에 대해서는 23년간 농산물 세이프가드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수입량 급증으로 피해를 입는 농업인에게 소득보전직불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소득보전직불금 대상 품목을 키위와 시설포도에 한정했으나 앞으로는 한·미 FTA에서 관세가 인하되는 품목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폐업을 희망하는 농가에는 폐업자금을 지원하고,경쟁력을 높이려는 농가에는 생산시설 투자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품질을 고급화해 수입농산물과의 차별화를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우수브랜드 중심의 유통체계를 갖추고 종자·종축산업 육성,농가 유형에 맞는 차별화된 정책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농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고령농에게는 다양한 복지 및 생활안정 지원을 통해 은퇴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취미·부업농에 대해서는 농업정책지원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오렌지 수입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감귤 농가에 대해서는 당도가 높은(12브릭스 이상) 감귤 생산을 위해 다공질필름 및 비가림 시설 면적을 확대하고 사과는 키낮은 사과원,배와 복숭아는 밀식과원,포도는 비가림시설의 재배 면적을 늘리기로 했다.

고추 마늘 양파 등 채소류는 우수브랜드 경영체 중심으로 우량품종 보급과 계약 재배 확대를 통해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쌀은 마지막 장관급 회담에서 잠깐 언급되기도 했으나 우리 정부가 워낙 강경하게 나가 시장 개방 대상에서 예외 품목으로 인정받았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