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맥주 업계의 1위 브랜드는 하이트맥주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는 카스다. 하이트는 출시 3년 만인 1996년 이후 단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업계 1위를 지켜왔지만 지난해에는 매출성장률이 -6% 정도 됐다. 하지만 카스는 국내 맥주시장에서는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다. 브랜드 인지도나 시장점유율에서는 하이트가 앞서지만 지금의 1,2위 구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전의 역사

하이트맥주는 그야말로 반전의 명수다. 옛 조선맥주 시절 '오비'를 만들던 동양맥주(현 오비맥주)에 밀려 40여년간 만년 2위 자리에 만족해왔지만 1993년 자사의 대표 브랜드였던 '크라운'을 과감하게 버리고 100% 천연 암반수로 만들었다는 '하이트'를 내놓으며 순위를 뒤집었다. 하이트는 3년 만에 국내 맥주 시장점유율 1위 제품으로 뛰어올랐고,이후 조선맥주는 회사 이름까지 하이트맥주로 바꿔달았다.

이후 동양맥주는 '카스'를 내놓던 진로쿠어스를 합병해 오비맥주로 새출발했다. 오비맥주는 빼앗긴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오비 라거''오비 블루' 등 신제품을 내놓았지만 '하이트''프라임' 등으로 맞대응한 하이트맥주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하지만 카스가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마케팅 전쟁

하이트맥주는 '신선도 관리위원회'를 신설,국내 최초로 도입한 '음용 권장기한 표시제'를 발전시켜 제조일로부터 365일(병맥주와 캔맥주)이나 180일(페트병맥주)의 기한이 지난 맥주를 무상 교환해주고 '음용 권장기한 표시제'를 홍보하는 'Fresh 365' 2차 캠페인을 3월 말부터 한 달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브랜드 슬로건 '오픈업 하이트(Open up! Hite)'의 취지를 살려 고객 접점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오픈업 하이트'에는 가족 친구 등과 함께 하는 자리나 마음을 열고 세상과 만나는 자리에 하이트맥주가 늘 함께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카스는 100% 비열처리의 신선도를 앞세운 맥주로 20대 젊은이들의 '톡 튀고 싶은' 심리와 '톡 쏘는' 맛을 연계한 광고와 마케팅 활동으로 개성이 강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카스는 국내 주류업계 최초로 휴대폰을를 통한 MoA(Mobile Advertisement) 및 SMS,싸이월드 및 다음 플래닛을 통한 미니홈피 마케팅과 함께 2005년 초 메신저 서비스와 미니홈피,모바일 기기를 통합한 '3M 마케팅'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도 했다.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

하이트맥주는 차기 브랜드인 100% 보리맥주 '맥스'의 출시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했다. '맛있는 음식에는 맛있는 맥주'라는 컨셉트로 출시한 맥스는 지난해 9월 출시 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는 월 평균 60만상자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카스도 이에 못지 않은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카스 아이스 라이트(Cass Ice Light)'는 국내 최초로 탄수화물을 절반으로 줄여 포만감이 적은 첫 기능성 맥주다. 카스 아이스 라이트는 포만감 때문에 맥주를 멀리하던 소비자를 공략,오랜 시간 맥주를 배부름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개발했다. 최근 '카스 레드(Cass Red)'라는 이름으로 6.9도의 고알코올 맥주도 선보였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