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지도자는 권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초심을 잃어서는 안됩니다.

또 대안을 갖고 비판해야 하며 시민사회와 동떨어진 활동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경제협력 방안 등을 협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브라질 집권 노동당의 비센치 파울로 다 실바 하원의원(51)은 29일 롯데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노조 지도자가 권력을 갖게 될 경우 좋지 않은 방향으로 변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비센치 의원은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뒤를 이어 금속노조 위원장과 브라질 전국단일노조(CTU) 위원장을 역임한 노동운동의 대부로 통한다.

대권후보로 꼽히는 비센치 의원은 룰라 대통령과 거의 비슷한 경력을 갖고 있어 룰리냐(Lulinha,작은 룰라)란 애칭으로 불린다.

비센치 의원은 "노조가 대안 없이 무조건 반대만 하고 항의해서는 안된다"며 "노조는 시민사회와 동질적인 문화를 가지면서 이들의 이해 및 관심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센치 의원은 "브라질에서 1980년대에 54일간 파업을 통해 주 48시간 노동시간을 44시간으로 낮췄는데 1990년대 후반 주당 노동시간을 40시간으로 낮출 때에는 하루도 파업하지 않았다"며 "노조가 파업부터 해서는 안되고 먼저 원칙에 근거해 협상부터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브라질 정부는 관료화된 전국 단위노조의 힘을 약화시키고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단체를 합법화하는 등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브라질은 풍부한 수자원을 갖고 있으며 16개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이 발전소 건설 기술과 엔지니어링,펀딩 등에서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양국 간 경제 협력이 더욱 활성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센치 의원은 이번 방한 기간 중 양대 노총과 노사정위원회,LG전자,기아자동차 등을 방문,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협의했으며 임채정 국회의장도 예방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