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좁은 박스권에 갇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다.

현 장세의 특징은 방향성 없는 지수 움직임 속에서도 개별 종목들의 움직임은 활발하다는 점과 해외 증시와의 동조화 경향이 강화다는 점,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이나 종목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등이다.

펀더멘털 지표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일단 수급 상황이 양호한데다, 27일 코스피가 저항선인 1450선을 돌파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우호적인 지수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28일 한국투자증권 강문성 연구원은 "단기 저항선 돌파와 함께 분기말 기관들의 윈도우 드레싱 효과가 겹쳐지면서 당분간 지수는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에 따르면 기관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기 시작한 최근 3년간 3월말 코스피 지수는 2004년과 2006년에는 상승, 2005년에는 횡보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를 4월초까지 연장하면 3개년 모두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강 연구원은 "특히 3월 마지막 거래일의 상승폭이 컸다는 점에서 최소한 3월 마지막 거래일 전후의 상승 흐름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에선 연기금이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식시장에 큰 힘이 되고 있다.

27일 연기금의 매수 규모는 1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났고, 연말까지 '사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증시의 튼튼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들은 특히 후발 중저가 종목을 매수하고 있으며, 이들 종목의 오름세가 지수 상승률을 앞서고 있어 실적 주와 더불어 관심을 가질만 하다.

한편 대신증권 천대중 연구원은 "3월말부터 4월 중순까지 12월 결산 법인들의 현금 배당금이 지급되는데,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배당금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가 많고 기관 투자자들도 상황에 따라 재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수급상 호재를 배경으로 주가가 상승할 순 있어도 펀더멘털 개선 없이 추세적으로 나가기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강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아무리 선행성을 보인다 하더라도 현재 지표와 괴리감이 확대되면 확대될수록 낙관적인 기대감이 훼손될 경우 충격은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양종금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시장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투자심리가 불안한 모습들을 보이고 있어 점차 위험관리에 들어갈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단기 추세선을 이탈할 경우 보다 본격적인 위험관리에 나설 것을 권고.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