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주먹구구 여전한 건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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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사업 평가요? 그건 지자체에서 알아서 할 일이죠."(건교부 A사무관)
"우리는 모 시민단체가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건교부에 전달만 했을 뿐입니다."(서울시 종로구 B주임)
건교부가 추진 중인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사업의 향후 진행과정을 취재하기 위해 관할 지자체와 건교부 담당부서에 전화를 걸었다.
선정된 도시(마을)의 개별사업에 대한 평가와 심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물었다.
그러나 수화기를 타고 돌아온 대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는 도시의 고유형태를 유지하면서 각종 시설을 정비하고 다양한 공동체 프로그램을 도입,삶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정부 사업이다.
건교부는 지난 21일 경기도 안산시를 비롯한 5개 시범도시와 서울 종로 북촌마을 등 25개 시범마을을 선정,발표했다.
이들 도시에는 사업에 따라 적게는 1억원,많게는 20억원까지의 국고가 지원된다.
적은 비용을 들여 도시의 주거 및 생활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의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관할 지자체와 건교부가 서로 실무책임을 떠넘기는가 하면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곳을 선정하기도 한다.
심지어 다른 기관에서 이미 지원 중인 곳을 중복 선정할 정도다.
이번에 선정된 시범도시 중 1위로 평가된 안산시 담당 공무원은 "시청 앞 광덕로 테마공원 사업은 원래 100억원가량의 시 예산으로 추진할 방침이었다"면서 "추가된 20억원을 어디에 쓸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광덕로 주변은 이미 넓고 깨끗하게 조성돼 있어 낙후된 생활환경을 개선한다는 당초 사업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또 종로 북촌마을은 이미 서울시에서 별도 전담부서까지 마련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서울시 북촌추진반 관계자는 "건교부가 그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며 황당해했다.
시범사업이라 모든 일이 완벽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조사도 없이 지원하고,또 지원 후엔 나 몰라라 식의 태도는 곤란하지 않을까.
이호기 사회부 기자 hglee@hankyung.com
"우리는 모 시민단체가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건교부에 전달만 했을 뿐입니다."(서울시 종로구 B주임)
건교부가 추진 중인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사업의 향후 진행과정을 취재하기 위해 관할 지자체와 건교부 담당부서에 전화를 걸었다.
선정된 도시(마을)의 개별사업에 대한 평가와 심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물었다.
그러나 수화기를 타고 돌아온 대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는 도시의 고유형태를 유지하면서 각종 시설을 정비하고 다양한 공동체 프로그램을 도입,삶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정부 사업이다.
건교부는 지난 21일 경기도 안산시를 비롯한 5개 시범도시와 서울 종로 북촌마을 등 25개 시범마을을 선정,발표했다.
이들 도시에는 사업에 따라 적게는 1억원,많게는 20억원까지의 국고가 지원된다.
적은 비용을 들여 도시의 주거 및 생활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의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관할 지자체와 건교부가 서로 실무책임을 떠넘기는가 하면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곳을 선정하기도 한다.
심지어 다른 기관에서 이미 지원 중인 곳을 중복 선정할 정도다.
이번에 선정된 시범도시 중 1위로 평가된 안산시 담당 공무원은 "시청 앞 광덕로 테마공원 사업은 원래 100억원가량의 시 예산으로 추진할 방침이었다"면서 "추가된 20억원을 어디에 쓸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광덕로 주변은 이미 넓고 깨끗하게 조성돼 있어 낙후된 생활환경을 개선한다는 당초 사업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또 종로 북촌마을은 이미 서울시에서 별도 전담부서까지 마련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서울시 북촌추진반 관계자는 "건교부가 그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며 황당해했다.
시범사업이라 모든 일이 완벽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조사도 없이 지원하고,또 지원 후엔 나 몰라라 식의 태도는 곤란하지 않을까.
이호기 사회부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