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세포 손상 땐 AST·ALT수치 높아져

간은 몸의 '화학공장'으로 각종 섭취물의 소화 대사 저장 배설 해독 등을 총지휘한다.

'몸이 열 냥이면 간은 아홉 냥'이란 말처럼 간이 망가지면 온 몸이 피곤해지면서 서서히 생명이 꺼진다.

간 기능은 직접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간접적인 지표로 기능의 정도를 가늠하게 된다.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게 AST(GOT)와 ALT(GPT) 수치다.

이들은 간세포 안에 존재하는 효소로 만약 간세포가 손상되면 혈액으로 흘러나와 혈중농도 수치가 올라간다.

AST는 간 외에 심장 근육 혈액에도 존재하므로 간에만 존재하는 ALT의 수치 증가가 간 손상을 보다 특이하게 나타내는 지표다.

그러나 A와 B의 ALT 수치가 60과 120일 때 A가 B에 비해 간이 두 배 더 좋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간질환이 호전 또는 악화했는지 추이를 알 수 있다.

간장 보호제는 간세포 손상을 줄여 AST 및 ALT 수치를 호전시킨다.

그러나 이런 효과는 일시적이다.

간염 바이러스나 독성 약물,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은 원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회복되기 어렵다.

'총 빌리루빈'은 일반적으로 '황달' 수치로 알려져 있다.

간은 담즙을 만들어 담관을 통해 배출하는데 만약 간세포 수가 충분하지 않다면 간의 담즙 배설 기능의 장애로 인해 빌리루빈 수치가 증가한다.

담석 담관암 담관폐색에서도 이 수치가 올라간다.

알칼린포스페이트(ALP)는 거의 모든 조직에 존재하는 효소의 일종으로 간과 뼈에 가장 많이 존재한다.

담즙을 배출하는 담도계에 이상이 있거나 간을 침범하는 질환이 있을 때 수치가 상승하는데 단순히 이 수치의 상승만으로는 간에 이상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래서 'γ(감마)-GT' 수치를 검사하는데 뼈 질환이 아닌 담도계의 질환이면 'γ-GT' 수치가 같이 상승한다.

B형 바이러스 간염 환자는 항원 항체 수치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B형 간염 표면(s)항원이 양성이면 만성 보균 상태로 남아 있을 수도 있으나 만성 간염과 간경변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기적인 간 기능 검사와 간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게 중요하다.

s항원도 없고 B형 간염 표면(s)항체도 존재하지 않으면 항체가 생기도록 간염 예방백신을 접종한다.

만성 B형 간염으로 확진한 경우에는 B형 간염 e항원과 e항체를 검사한다.

만약 e항원이 양성이면 바이러스의 증식이 활발해 다른 사람으로 전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바이러스 DNA검사를 실시해 DNA 수치가 높으면 바이러스의 증식이 활발하기 때문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한다.

반대로 e항원이 소실되고 e항체가 존재한다면 바이러스가 거의 증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동희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