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올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잇따라 대형 수주건을 터뜨리고 있다.

해외 건설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동 지역 플랜트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제2의 중동 붐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5일 사우디의 주베일·얀부 수전력회사와 11억달러 규모의 2700MW급 발전소 공사계약을 내달 중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사는 사우디전력청과 현대중공업이 참여한 벨기에 SEI컨소시엄 간 진행 중인 발전담수설비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컨소시엄은 주베일·얀부 수전력회사와 BOT(건설-운영-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대중공업은 발전설비 공사를 단독으로 수행하게 된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사우디 국영석유화학회사 사빅(SABIC)의 자회사인 카얀(KAYAN)사로부터 공사비만 3억3000만달러에 달하는 연간 60만t 생산규모의 폴리프로필렌 플랜트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최근 카얀사와 투자의향서(LOI)에 서명했으며 상반기 중 최종 계약 체결이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대림산업도 카얀사로부터 지난달 10억달러 규모의 폴리카보네이트 석유화학플랜트 공사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7월 중 정식 계약을 맺기로 했다.

최근 사우디에 진출한 한화건설도 지난달 사우디 민간기업인 사프라(SAFRA)와 5억달러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주사우디 대사관 측은 올해 이미 수주가 확정적인 건설 플랜트 공사만 30억달러에 달한다며 이는 지난해 수주 총액 36억달러의 83%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한국 기업 중 최초로 대규모 가스처리플랜트 공사(8억달러 규모)를 수주한 현대건설은 올해 유전 개발 및 발전·송변전 공사의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있고 두산중공업도 담수화 플랜트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올해 총 해외공사 수주액도 180억달러로 연간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56억달러를 훨씬 능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사우디의 경우 2004년 이후 고유가로 오일 머니가 풍부해지면서 플랜트 발주량이 대폭 늘고 있다.

리야드=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