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판매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가운데서도 '뜨는 업종'과 '지는 업종'의 구분은 확연하다. 2000년 방판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했던 학습지ㆍ전집도서 판매는 5%대 이하로 위축됐다. 반면 웰빙 트렌드를 타고 건강식품의 비중은 크게 늘었다. 발효유와 화장품은 세(勢)가 여전하다.

한국직접판매협회 조사에 따르면 방판(95%)에 다단계(5%)를 포함한 직접판매업의 품목별 매출 비중(2005년 말 기준)은 건강식품(44.4%) 미용용품(19.2%) 생활용품(12.4%) 순으로 높게 나왔다. 건강식품은 2000년(25.1%)보다 두 배 가까이 신장했고,미용용품(2000년 18.8%)은 제자리 걸음한 수준이다. 반면 학습지ㆍ전집도서는 합계 4.4%로 2000년(24%)에 비해 비중이 대폭 줄었다.



실제 시판을 중심으로 건강식품을 판매해온 업체들의 상당수가 방문판매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풀무원은 계열사인 풀무원건강생활을 통해 2005년부터 건강식품 방문 판매망을 갖추고 녹즙을 '야쿠르트식'으로 가정과 사무실에 방문 배달하는 사업에 전력을 쏟고 있다. 풀무원은 2년간 평균 20%대의 매출신장률을 기록,지난해 1000억원의 매출을 돌파했다. '가을대추''자연은' 등 음료상품을 판매해온 웅진식품도 최근 방문판매 방식을 도입키로 결정했다.

학습지 시장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는 것은 지도교사 없이 단순히 교재만 배달해주는 '일일공부'류의 상품들만 방문판매 상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대교 교원 웅진씽크빅 등 연간 매출액 5000억원이 넘는 업체들 중 지도교사가 파견되지 않는 상품은 교원의 '빨간펜' 뿐이다. 학습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학습지 가격이 비싸더라도 지도교사가 꼼꼼히 지도를 해주는 교육상품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전집도서의 방문판매 판매량이 급감한 것은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한 시판으로 판매의 무게 중심이 급격히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상위 18개 기업의 판매량을 분석한 업계자료에 따르면 한때 90%를 넘어섰던 방문판매의 비중은 2005년 68.5%로 감소했다. 업계 규모는 7900억원(2005년 말 기준)으로 추정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5% 선이다.

학습지와 전집류의 판매를 위해 방문판매 조직을 갖춘 교육업체들은 최근 사업다각화를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교원은 최근 렌털전용 방문판매 상품인 '웰스정수기'를 내놓으며 웅진코웨이와 청호나이스가 버티고 있는 렌털 정수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 '마무'라는 브랜드로 화장품 방문판매도 시작했다. 웅진씽크빅은 장난감 대여업,통근형 영어마을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대교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교육사업을 새로 시작했다.

차기현/송형석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