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전효숙 사태',헌재소장 권한 대행 등 여러 사건을 겪어서 그런지 정말 홀가분합니다."

노무현 대통령과의 '악연'으로 주목받았던 주선회 헌법재판소 재판관(61)은 22일 퇴임식을 갖고 "대과 없이 물러나게 돼 행복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부산지검 공안부장 시절인 1987년 당시 변호사이던 노 대통령을 구속시킨 그는 탄핵 사건 때 주심 재판관을 맡아 화제가 됐다.

탄핵 기각 결정을 이끌어 노 대통령을 '회생'시킨 주 재판관은 곧바로 행정수도 위헌 소송에서 위헌 입장을 표명,참여정부의 핵심 정책을 좌절시키는 등 악연을 이어갔다.

탄핵 사건을 재임시 가장 힘들었던 사건으로 꼽은 그는 "당시 스트레스로 수술까지 받았다"고 회고했다.

주 재판관은 "헌재의 지위와 위상이 어느 정도 확고해짐에 따라 초기와 달리 '헌법 재판의 한계'에 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국가 기관과 헌재 간 숙명적 대치 상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38년간 조직 생활을 했다고 밝힌 주 재판관은 "퇴임 대법관이나 헌재 재판관은 변호사를 하지 말라고 하지만 당분간 쉬다가 개인 사무실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 재판관은 1974년 대구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 공안1과장,부산고검 차장검사,대검 감찰부장ㆍ공안부장,청주ㆍ울산지검장,광주고검장,법무연수원장 등을 지낸 뒤 2001년 헌재 재판관에 선임됐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