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소매 경기가 2년여 만에 최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백화점 할인점 슈퍼마켓 등 전국 905개 소매유통 업체를 대상으로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1분기 실적치가 75로 집계됐다고 21일 발표했다.

실적치가 80 이하로 내려가기는 2004년 4분기(실적치 60) 이후 처음이다.

2분기 전망치도 93으로 세 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RBSI는 소매유통 업체들의 현장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지수로 100 미만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가 전분기보다 나빠졌다고 응답한 업체가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1분기 소매유통 경기 조사에서는 부동산 관련 세금이 늘어나면서 중산층 이상의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백화점의 매출 실적(48)이 급락했다.

지난해 4분기의 백화점 실적치가 전분기 대비 '152'였을 정도로 호황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설 연휴와 졸업,입학 시즌이 몰려 있는 1분기에 유통업체들의 체감경기 실적치가 2년여 만에 최저를 기록할 정도로 악화한 것은 소비심리 위축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상의는 "최근 금리가 오르고 각종 세금과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가계소비가 더욱 위축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대로 상의 조사에서 2분기 소매경기가 1분기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 업체는 36.4%로 경기 호전을 예상한 업체(23.0%)보다 많았다.

경기 상황이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40.6%였다.

소매 업태별로는 전자상거래(117)를 제외하고는 대형마트(99),백화점(98),슈퍼마켓(73),편의점(84) 등 전 업태가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