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시한을 10여일 앞둔 19일 한·미 양국은 타결점 모색을 위해 서울과 워싱턴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었으나 핵심 쟁점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양국은 이번 주 협상에서 남은 쟁점을 더 줄인 뒤 다음 주 서울에서 통상장관 회담을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린다는 계획이지만 농업 고위급 협상이 첫날 성과없이 끝난 데다 수석대표 간 워싱턴 협상에서도 자동차,무역구제,섬유 등에서 견해차가 여전해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과 리처드 크라우더 미국 무역대표부(USTR) 농업담당 수석협상관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만나 농업 분야 쟁점 사항의 절충을 모색했다.

그러나 미국 측이 '예외 없는 관세 철폐' 원칙을 고수해 첫날 협상은 성과없이 종료됐다.

농림부는 "민감 품목별로 계절관세 적용,수입쿼터 설정 등을 심도있게 논의했으나 민감 품목에 대한 예외적 취급 방안을 놓고 양측 입장차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양측이) 기본 틀에서부터 이견이 있었는데 그런 문제점들이 100% 해결되리라고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밝히고 "미국이 쌀 개방을 강하게 요구하면 FTA의 장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20일 쇠고기 검역 문제와 농업 분야 관세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김종훈 한국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도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르네상스메이플라워호텔에서 고위급 협상 진행 방향을 사전 조율하는 등 협상을 시작했다.

이번 고위급 절충에서는 △자동차 분야 세제 및 제도 개편(미국 요구)과 관세 철폐(한국 요구) △반덤핑 제도 개선(한국 요구)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한국 요구) 등의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친다.

이와 별도로 20일부터 워싱턴 워터게이트호텔에서는 이재훈 산업자원부 제2차관과 스코트 퀴젠베리 USTR 수석협상관이 섬유 분야 고위급 협상을 벌인다.

한·미 양측은 쟁점을 좀 더 축소하고 잔여 쟁점은 '주고받기'식 패키지로 정리하는 작업을 21~22일까지 벌인 뒤 이를 다음 주 초 서울에서 열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국 USTR 대표(또는 카란 바티아 부대표) 간 통상장관 회담에 넘길 예정이다.

현승윤/워싱턴=김현석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