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업계의 인수합병(M&A) 바람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1997년부터 서구를 중심으로 시작된 세계 철강업계의 M&A는 △1단계인 '정부가 주도하는 자국 내 합병 단계'에서 △2단계인 '유럽연합(EU) 등 지역 내의 우호적 M&A 국면'을 거쳐 현재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한 적대적 M&A 국면'의 3단계까지 진화돼 왔다.

특히 3단계 국면은 2001년 유지노(프랑스) 아세랄리아(스페인) 아베드(룩셈부르크) 등 3사가 합병해 탄생한 '2단계 국면의 산물'인 아르셀로를 미탈이 지난해 전격적으로 인수하면서 촉발됐다.

미탈의 아르셀로 M&A 과정은 이렇다.

미탈은 작년 1월27일 230억달러에 아르셀로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틀 뒤 아르셀로 이사회는 적대적 M&A라는 점을 들어 이를 거부했다.

이후 양사는 5개월간 사활을 건 공방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미탈은 두 차례에 걸쳐 인수 가격을 상향 조정했고,아르셀로 경영진을 배임죄로 미국 법원에 제소했다.

이에 대응해 아르셀로는 배당 증액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보상 방안을 발표했고,작년 5월에는 미탈의 적대적 인수를 막기 위해 러시아의 세버스탈 인수안을 발표하는 '초강수'를 띄웠다.

하지만 미탈은 세버스탈 인수안이 아르셀로 주주이익에 반한다는 점을 적극 알리면서 한편으로 헤지펀드를 규합,세버스탈 인수안을 철회토록 아르셀로에 압력을 넣었다.

결국 아르셀로 경영진은 같은 해 6월25일 백기를 들며 미탈의 인수안을 승인했다.

프랑스 룩셈부르크 스페인 등 관련국 정부는 합병 과정에서 구조조정 가능성 등을 이유로 미탈의 아르셀로 인수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지만,법적인 제재방안이 없어 M&A를 막지 못했다.

특히 룩셈부르크 의회는 미탈의 아르셀로 인수를 막기 위해 포이즌필 등을 담은 법안 제정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미탈의 집요한 설득으로 부결됐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