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루이비통 본사 최고경영자(CEO)인 이브 카셀(Yves Carcelle·53) 사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코오롱스포츠 패션쇼에 참석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가 밝힌 방한 목적.코오롱스포츠의 운영사인 FnC코오롱은 루이비통의 지주회사인 프랑스 루이비통 모엣 헤네시(LVMH) 그룹과 '마크 제이콥스' 등 4개 해외 수입 브랜드 국내 판매를 맡고 있다.

하지만 루이비통 자체는 코오롱스포츠와 아무런 거래가 없다.

이 때문에 명품 업계에선 카셀 사장이 한국을 찾은 진짜 이유가 따로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 명품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에르메스'와의 일전(一戰)을 직접 챙기기 위해서가 아니겠느냐는 것.

카셀 사장은 지난 14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페이퍼 테이너 뮤지엄에서 열린 '코오롱스포츠 패션쇼'를 참관한 직후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한국 명품 시장의 성장성은 무한하다"며 "때문에 루이비통은 한국 시장에서 지금의 위치를 지켜 나가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이비통은 지금껏 한국에서 '명품 중의 명품'으로 대접받아 왔지만 최근 에르메스의 공격적인 점포 출점으로 위협받고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그의 방한 목적이 서울 압구정동에 개점하는 플래그십 스토어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루이비통은 오는 7월 국내 명품업계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압구정동에 열 예정이다.

청담동 1호점에 이어 두 번째다.

1호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 두 번째 점포를 내기로 한 것은 지난해 10월 서울 신사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이후 급성장 중인 에르메스를 상대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에르메스가 고급 갤러리를 컨셉트로 개점한 플래그십 스토어는 국내 고소득층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만 4개월 만에 60억원의 매출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루이비통은 웬만한 직장 여성들까지 하나씩 구입해 들고 다닐 만큼 대중화돼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예전만 못해졌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