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플라자] 안방잔치 벗어나야할 전시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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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和慶 < 세명대 교수·경영학 >
박람회는 19세기에 발명된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에펠탑도 파리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됐다. 시카고박람회,필라델피아박람회는 그 자체로 문명의 신기원을 세상에 드러내 보였던 전시회들이었다. 신산업은 박람회를 통해 알려졌고 박람회는 산업을 끌고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백열등이 환하게 빛을 내며 밤을 밝힌 것도 필라델피아박람회가 처음이었다.
오늘날에도 모터쇼와 전자쇼 IT쇼들이 세계 각국에서 열리고 있으며 이들 전시회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상품을 만나고 산업의 트렌드를 보며 미지의 세계를 꿈꾸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전시회 자체가 스스로 거대한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다. 산업과 관광을 연결하며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도록 만들어 주는 사업이 바로 전시산업이다. 이미 한국에서도 많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고 전시장 역시 적지 않은 규모로 세워져 위용(威容)을 뽐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COEX를 비롯해 KINTEX,BEXCO,EXCO 등 크고 작은 전시장들이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세워져 있다. 2006년 현재 전시장 공급능력은 약 18만㎡이며,360여개의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평균 가동률은 50%대를 유지하고 있어서 아직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성공도 있고 실패도 있다.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영종도 전시장이 세워질 경우 한국의 전시산업은 큰 전기(轉機)를 맞을 것이 분명하다. 물론 전시장 공급과잉에 대한 논란 또한 없지는 않다.
영종도 전시장은 연면적 43만㎡,세계 2위 규모의 전시장이다. 전시장 건설사업을 위해 인천시는 이탈리아 밀라노 전시장 소유주인 피에라 밀라노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놓고 있기도 하다. 2008년 착공해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피에라 밀라노는 이 전시장에 가구와 패션,건축,의료기,자동차 등의 전시회를 유치한다고 했다. 영종도의 피에라 밀라노 전시장과 KINTEX의 2,3차 전시장 건설계획(약 15만㎡)을 더하면 우리나라의 전시장 공급능력은 76만㎡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인프라 측면에서 보면 아시아권에서 중국 다음으로 거대한 전시장 소유국가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전시산업의 질이다. 전시산업 역시 이미 치열한 국제경쟁으로 진입하고 있다. 독일의 하노버 메세전시장이 최근 중국 상하이에 진출한 것은 이런 의미에서 우리에게는 발등의 불이다. 이는 8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유럽의 전시장이 아시아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을 의미하며,물류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유럽전시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피에라 밀라노 전시장을 인천이 유치하려고 한 것은 충분히 주시할 만한 일이다.
초대형 전시공간을 중국에 장악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대형 국제전시산업의 거점(據點)을 유치한다는 것은 동북아 거점 전략의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국내 전시장들 간 제살 깎아먹기가 아닌,피에라 밀라노의 세계적 전시시스템과 네트워크가 대폭 지원됨으로써 동북아는 물론 아시아 전역의 물류 거점으로 육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공급을 대폭 늘리고도 지금과 같은 유사전시회 또는 모방전시회로 채우게 된다면 한국의 전시산업 경쟁력은 지금보다 훨씬 더 열악한 상태로 전락할 것이다.
전시산업은 단순 가동률이나 관람객 입장수입 또는 임대수익으로 가늠할 수 없는 특징을 지닌다. 국가와 지역사회에 헤아릴 수 없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하는 데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인구가 고작 50만~60만명 정도인 독일의 하노버는 전시산업으로 도시가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탈리아 밀라노만 해도 인구가 270만명에 불과하지만 이탈리아 최대의 물류산업도시이며 세계 최대의 명품공급도시다. 그래서 안방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단순 경쟁논리보다 면밀한 시장전략에 입각한 국제화 차별화 전략으로 차근차근 파이를 키워나가는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직 국내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의 상품이 전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 아닌가 말이다.
박람회는 19세기에 발명된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에펠탑도 파리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됐다. 시카고박람회,필라델피아박람회는 그 자체로 문명의 신기원을 세상에 드러내 보였던 전시회들이었다. 신산업은 박람회를 통해 알려졌고 박람회는 산업을 끌고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백열등이 환하게 빛을 내며 밤을 밝힌 것도 필라델피아박람회가 처음이었다.
오늘날에도 모터쇼와 전자쇼 IT쇼들이 세계 각국에서 열리고 있으며 이들 전시회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상품을 만나고 산업의 트렌드를 보며 미지의 세계를 꿈꾸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전시회 자체가 스스로 거대한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다. 산업과 관광을 연결하며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도록 만들어 주는 사업이 바로 전시산업이다. 이미 한국에서도 많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고 전시장 역시 적지 않은 규모로 세워져 위용(威容)을 뽐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COEX를 비롯해 KINTEX,BEXCO,EXCO 등 크고 작은 전시장들이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세워져 있다. 2006년 현재 전시장 공급능력은 약 18만㎡이며,360여개의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평균 가동률은 50%대를 유지하고 있어서 아직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성공도 있고 실패도 있다.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영종도 전시장이 세워질 경우 한국의 전시산업은 큰 전기(轉機)를 맞을 것이 분명하다. 물론 전시장 공급과잉에 대한 논란 또한 없지는 않다.
영종도 전시장은 연면적 43만㎡,세계 2위 규모의 전시장이다. 전시장 건설사업을 위해 인천시는 이탈리아 밀라노 전시장 소유주인 피에라 밀라노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놓고 있기도 하다. 2008년 착공해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피에라 밀라노는 이 전시장에 가구와 패션,건축,의료기,자동차 등의 전시회를 유치한다고 했다. 영종도의 피에라 밀라노 전시장과 KINTEX의 2,3차 전시장 건설계획(약 15만㎡)을 더하면 우리나라의 전시장 공급능력은 76만㎡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인프라 측면에서 보면 아시아권에서 중국 다음으로 거대한 전시장 소유국가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전시산업의 질이다. 전시산업 역시 이미 치열한 국제경쟁으로 진입하고 있다. 독일의 하노버 메세전시장이 최근 중국 상하이에 진출한 것은 이런 의미에서 우리에게는 발등의 불이다. 이는 8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유럽의 전시장이 아시아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을 의미하며,물류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유럽전시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피에라 밀라노 전시장을 인천이 유치하려고 한 것은 충분히 주시할 만한 일이다.
초대형 전시공간을 중국에 장악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대형 국제전시산업의 거점(據點)을 유치한다는 것은 동북아 거점 전략의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국내 전시장들 간 제살 깎아먹기가 아닌,피에라 밀라노의 세계적 전시시스템과 네트워크가 대폭 지원됨으로써 동북아는 물론 아시아 전역의 물류 거점으로 육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공급을 대폭 늘리고도 지금과 같은 유사전시회 또는 모방전시회로 채우게 된다면 한국의 전시산업 경쟁력은 지금보다 훨씬 더 열악한 상태로 전락할 것이다.
전시산업은 단순 가동률이나 관람객 입장수입 또는 임대수익으로 가늠할 수 없는 특징을 지닌다. 국가와 지역사회에 헤아릴 수 없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하는 데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인구가 고작 50만~60만명 정도인 독일의 하노버는 전시산업으로 도시가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탈리아 밀라노만 해도 인구가 270만명에 불과하지만 이탈리아 최대의 물류산업도시이며 세계 최대의 명품공급도시다. 그래서 안방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단순 경쟁논리보다 면밀한 시장전략에 입각한 국제화 차별화 전략으로 차근차근 파이를 키워나가는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직 국내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의 상품이 전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 아닌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