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복통은 급성과 만성반복성으로 나뉘며 급성이 치료되지 않으면 만성반복성이 되므로 신속한 진단과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반복성 복통은 4~16세의 소아가 3개월에 3회 이상 반복적으로 복통이 일어나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전체 학령기 아동의 10%에서 나타난다.
증상은 급성보다 약하지만 원인이 다양하므로 인내를 갖고 치료해야 한다.
◆만성반복성 복통은 심리상태와 연관=90%가 장에 기능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가장 흔한 게 과민성장증후군과 변비다.
나머지 10%는 주로 사춘기에 나타나는 소화성궤양, 만성염증성장질환 등을 원인질환으로 하는 기질적인 문제의 복통이다.
만성반복성 복통은 정신과적 문제와 관련깊다.
이유없이 자주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며 등교를 거부하고 학업에 태만하며 교우관계도 좋지 않은 어린이가 이에 해당한다.
흔히 '꾀병'으로 취급하기 쉽지만 미국 소아과학회지 2004년 4월호에 따르면 소아 반복성복통의 79%가 불안증,43%가 우울증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장염을 치료하기보다는 아이가 스트레스받는 원인을 파악한 후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식생활 측면에서는 지나친 잡곡혼식, 차가운 음식, 단 음식 등은 각각 소화불량, 장운동 저하, 소화관의 과도한 긴장이완 등을 초래하므로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 ◆급성 복통은 원인파악 후 신속 치료=급성 복통의 주요 원인은 연령대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질환의 특징을 살펴보면 급성 위장관염은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이 감염돼 일어나는데 바이러스에 의한 경우가 가장 많다.
구토 설사 발열 등이 동반되며 대부분 자율적으로 회복되지만 급성기에는 탈수 정도에 따라 경구나 정맥 주사로 수액을 보충해야 한다.
장중첩증은 상부 장이 망원경처럼 하부 장 속으로 말려들어가는 질환. 생후 5~11개월에서 잘 생기고 남자아이에게 흔하다.
건강하던 아기가 갑자기 자지러지듯 울며 다리를 배위로 끌어당기며 구토한다면 의심해볼만 질환이다.
병원으로 신속히 옮겨 복부초음파를 찍어보고 확진되면 식염수나 공기를 주입해 중첩된 장을 풀어야 한다.
장축염전증은 창자가 꼬이는 것으로 아주 드물지만 80%가 생후 1개월 내에 나타난다.
초응급수술이 필요하다.
급성 충수돌기염(맹장염)은 6~10세에 많이 발생한다.
우측 하복부에 복통을 느끼며 식욕감퇴 오심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복부 초음파로 진단한 후 절제수술을 받는다.
서혜부(사타구니) 탈장은 소아외과질환에서 가장 수술을 많이 하는 질환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하며 남자에게 훨씬 많다.
장이 심하게 탈출하면 복벽이 장기를 심하게 죄어 원상으로 회복되지 않는 '감돈성'이 된다.
응급수술을 해야 한다.
이 밖에 영아산통은 주로 생후 2주께부터 나타나며 목소리가 크고 지속적으로 울며 보채는 게 특징이다.
울때는 배에 힘을 주고 다리를 구부린채 손은 꽉 쥐고 있다.
증상은 주로 밤에 나타나며 수분∼수시간 지속된다.
생후 4∼8주에 가장 심했다가 12주께 사라진다.
정상적인 발달과정으로 특별한 이상은 없다.
부모가 편안한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다만 영아가 심하게 우는 경우 항문열상 탈장 요로감염 뇌수막염 장중첩증 중이염 등의 원인 질병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도움말=정혜림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소아과 교수
김수정 대전선병원 소아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