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장비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이 공급 업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LG필립스LCD에 주로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의 경우 매출과 이익 규모가 절반이나 줄어드는 등 실적이 극히 부진한 반면 삼성전자 공급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

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LG필립스LCD에 장비를 공급하는 에스엔유프리시젼 네패스 에이디피 탑엔지니어링 등은 이익 규모가 절반 이상 줄었고 케이이엔지는 대규모 적자를 냈다.

오엘케이 태화일렉트론 등은 기존 사업에 한계를 느껴 신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에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은 비교적 선전했다.

코닉시스템 에스에프에이 등은 매출과 이익이 모두 크게 늘었다.

오성엘에스티는 순손실을 냈지만 영업이익을 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는 LCD장비 업종에 대한 분석보고서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나오지 않고 있다.

패널업체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장비업체들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동양종금증권 우준식 연구원은 "LG필립스LCD가 올 투자 규모를 전년에 비해 3분의 1로 줄여 올해도 장비업체들의 고전이 예상된다"며 "5.5세대 LCD라인에 대한 투자도 2분기 이후에나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