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창광원에는 '부부탕'이란 게 있다.

이름이 '부부탕'인 만큼 우리나라의 주민등록증에 해당하는 '공민증'을 보여줘야만 들어갈 수 있다.

공민증엔 배우자의 이름과 결혼한 날짜가 적혀 있기 때문.하지만 어디나 편법은 있게 마련.웃돈을 얹어주면 연인도 부부로 위장해 입장이 가능하다.

'평양이 기가 막혀'(림일 지음,맑은소리)는 오직 평양에서만 가능한 이야기들을 유쾌한 문체 속에 담아낸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이혼도 평양에서는 함부로 할 수 없다.

재판소에 '리혼청구서'를 제출한 뒤 심의기간만 1년인 데다 이혼을 하려면 평양에서의 직업도 버리고 지방으로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1968년 평양에서 태어난 저자는 쿠웨이트 주재 조선광복건설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1997년 3월 한국으로 망명했다.

264쪽,1만원.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