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권석 기업은행장(사진)의 연임은 금융 공기업 수장도 실적이 탁월하면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연임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금융계는 반기고 있다.

기업은행장 연임기록은 유신 시절 전후인 1967년부터 1973년까지 4,5대 행장을 지냈던 정우창 행장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강 행장은 재무부 출신으로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거쳐 2003년부터 기업은행장으로 재직하며 관가와 시장을 동시에 이해하는 몇 안되는 인사로 꼽혀왔다.

특히 기업은행의 주가와 당기순이익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는 등 실적에서 승부사 기질을 과시했다.

2004년 3월 강 행장 취임 이후 기업은행 자산은 75조원에서 106조원으로 41% 늘었고 순익은 2240억원에서 1조531억원으로 370%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덕분에 강 행장은 올초 금융계 최고 권위의 다산금융상을 받기도 했다.

강 행장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지만 연임에 대한 막대한 책임감도 느낀다"며 연임 행장으로서의 향후 비전을 밝혔다.

그는 기업은행 민영화와 관련,"민영화는 기업은행의 기업공개가 결정된 1994년 이미 결정된 사안으로 분위기는 성숙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민영화가 되더라도 중소기업 분야에서 리딩뱅크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19% 정도인 중소기업금융 시장점유율을 매년 1%포인트씩 끌어올려 중장기적으로 25%까지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강 행장은 겸업화 및 다각화에도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중소기업 금융을 더욱 잘하기 위해서라도 보험과 증권사 인수 등을 통한 종합금융그룹화는 절실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