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을 끌어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이제 시한을 한 달 앞뒀다.

양국은 최종 타결을 이뤄내기 위해 오는 8일 마지막 공식 협상인 8차 협상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시작한다.

또 농업 개방 문제를 놓고 양국이 5~6일 워싱턴에서 고위급 협상을 벌이며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6~7일 방한,권오규 경제부총리,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과 FTA 쟁점을 논의한다.

양측의 타결 의지는 크지만 이번주에도 '의지만 확인되고 구체적 진전이 없을 경우' 타결은 어려울 수도 있다.

양국 이익집단의 요구가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미 상·하원 중진의원 15명은 2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한·미 FTA 협상에서 한국시장 내 미국차 판매수량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미 자동차 관세 인하와 연계하라고 요구했다.



◆5일부터 농업 고위급 회담

지난 일곱 차례 협상에서 쟁점의 70~80%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나머지 20~30%에 자동차 무역구제 의약품 농산물 섬유 개성공단 투자자·국가간분쟁 절차(ISD) 등 핵심 쟁점이 모두 남아있다.

이에 따라 이번 8차 협상에서 남은 핵심 쟁점을 털어내기 위해 김종훈 한국 수석대표는 2월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와 수차례 사전 교섭을 가졌다.

이혜민 한·미 FTA 기획단장은 "8차에서 모든 쟁점의 타결을 시도하겠지만 일부 쟁점이 남으면 이후 고위급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구제와 의약품의 경우 서로가 민감한 요구를 철회하는 수준에서 이번에 절충될 것으로 보인다.

또 ISD도 부동산 조세 정책을 제소대상에서 제외하자는 한국 요구를 미국이 수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쇠고기 돼지고기 등 민감 농산물의 개방 수준 △개성공단 생산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 △한국 세제 개편과 미국의 관세 철폐가 얽혀있는 자동차 △기간통신사업자 지분 제한 및 방통융합시장 개방 등 서비스 관련 2~3개 쟁점 등은 끝까지 남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업은 5~6일 첫 고위급 회담이 중요하다.

여기선 쌀 쇠고기 돼지고기 오렌지 등 민감 품목별로 관세 철폐 대상과 기간을 구분하고 특별관세 세이프가드 수입쿼터(TRQ) 계절관세 등의 적용 여부를 협의한다.

또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뼛조각이 발견된 박스만 반송 또는 폐기'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시한은 4월2일

8차 협상이 끝나는 오는 12일부터 미 행정부의 무역촉진권(TPA)이 사실상 만료되는 4월2일(미국시간 4월1일)까지 양국은 고위급→최고위급 등 비공식 협상을 계속한다.

우선 8차 협상 이후 일주일가량 국내 협의과정을 거쳐 3월19~20일께 고위급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김현종 본부장이 핵심 인력 10~20명과 함께 워싱턴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마지막 협상 패키지가 만들어지고 양국 정상이 전화회담 등을 통해 이를 받아들이면 타결 여부가 3월29~30일께 발표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4월2일이 시한이지만 3월31일~4월1일은 주말"이라며 "서명시한 90일 등을 고려할 경우 3월 말 발표가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