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감안해 대출을 취급토록 하는 등 은행들의 서브프라임(subprime·비우량) 모기지 취급 조건을 강화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시장의 불안이 경제의 다른 부문으로 전이되지 않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FRB는 개인의 소득수준을 정확히 조사해 대출금을 갚아 나갈 능력이 있는지 검증한 뒤 서브프라임모기지를 취급토록 하는 것을 골자로한 '서브프라임 대출 지침'을 지난 2일(현지시간) 은행들에 제시했다.

또 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변동금리 여부 및 대출기간에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정보공개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2일 스탠퍼드대에서 가진 강연에서 "아직까지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신용도가 높은 프라임 모기지까지 번지지 않았지만 모기지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세계화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키기 보다는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등 신흥경제국들의 값싼 공산품 공급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들 나라의 원자재 수요 급증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이 값싼 공산품 공급에 의한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보다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어 "FRB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데 앞으로 국제 경제동향이 더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한 뒤 "그렇지만 세계화에도 불구하고 FRB의 통화정책에 대한 통제력은 여전하다"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