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 정계개편 역할론' 맞물려 눈길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이 3일 최근 사면.복권된 권노갑(權魯甲) 민주당 전 고문을 만나 거듭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장은 권 전 고문의 도움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나 민주당 시절인 2000년 12월 `권력의 2인자'였던 권 전 고문에게 `2선 후퇴'를 요구, 결국 권 전 고문의 최고위원직 사퇴와 민주당 쇄신파동을 이끌어낸 장본인.
하지만 그는 이같은 악연을 털어내려는 듯 지난달 하순 시내 모처에서 권 전 고문을 만나 사면.복권 조치를 축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측근은 "지난해에도 정 전 의장은 권 전 고문을 두차례 면회했다"며 "두 사람의 불편했던 관계는 거의 해소된 것으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은 또 권 전 고문과 함께 사면.복권된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도 전화를 걸어 그간의 마음 고생에 대한 위로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정 전 의장이 이처럼 동교동계의 핵심인 두 사람을 잇따라 접촉한 데 대해 최근 동교동계의 정계개편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최근 범여권 통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을 끌어들임으로써 정계개편 국면에서 입지를 확보하는 한편 호남민심까지 확보하려는 효과를 노린 게 아니냐는 것.
정 전 의장이 오는 9-12일 광주에 머물면서 적극적인 호남 공략에 나선다는 점도 이같은 추측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그는 광주 방문기간 재래시장에서 상인들과 함께 물건을 팔고 중소기업 생산현장에서 근로체험을 할 계획이다.

또 30-40대 직장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6.10항쟁 20주년을 맞아 민주개혁 세력의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정 전 의장측은 "설연휴 직후 광주.전남지역 주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지역방송사 여론조사에서 정 전 의장이 이 전 시장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며 "이는 결국 정동영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미묘한 여론변화를 반영한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